[정해성 관전평] 사샤 빈자리…성남수비 구멍 ‘뻥’

입력 2010-11-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단기전에서 세트피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연히 드러난 경기였다.

경기 초반에는 두 팀 모두 단판승부라는 부담감에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주로 치열한 다툼이 벌어진 탓에 상대 문전으로 접근해 슛이 나오는 장면이 적었다.

그러나 전북이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경기 흐름을 단번에 가져왔다. 전북은 득점에 성공한 뒤 서서히 플레이가 살아났다. 패스가 유기적으로 잘 이뤄졌고, 선수들 몸놀림도 가벼워졌다. 반면 성남 선수들의 발은 더욱 무뎌졌다.

전북은 늘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 주는 에닝요가 이날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다소 침체였던 루이스가 6강 PO때보다 훨씬 살아났다. 루이스의 부활은 앞으로 PO를 앞둔 전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노련한 김상식이 나오지 못했지만 정훈, 김지웅, 진경선이 그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줬다. 이들 3명 덕분에 전북이 중원에서 다소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반면 성남은 사샤의 빈자리가 컸다.

사샤는 작년에 봤을 때는 힘만 있고 센스가 다소 부족한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올해 정말 많이 발전했다. 성남 중앙수비수로서 한 몫을 단단히 해주고 있다. 사샤가 없으니 성남이 세트피스를 얻었을 때는 마무리해 줄 선수가 없어 위력이 반감됐고 반대로 허용했을 때는 위험한 찬스를 내줬다.

성남은 그 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보였고 선제골까지 내주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몇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것도 성남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다. 조성환은 예전만큼 흥분하는 모습이 줄어 보기가 좋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만 펼친다면 좋은 수비수다. 6강PO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승골을 넣으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남 드래곤즈 감독]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