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 “성적 재미 아우르는 축구 하겠다”

입력 2010-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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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넌슈터” 명성 이어간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는 황보관 신임 FC서울 감독. 스포츠동아DB

1990 伊월드컵 캐넌포…스타선수 명성
감독·행정 등 이론·실무 겸비한 전문가
J리그 등 풍부한 경험 구단 철학과 맞아
“FC바르셀로나 같은 명문구단 만들겠다”

K리그 챔피언 FC서울이 황보관(45)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FC서울은 28일 일본 J2리그 오이타 감독으로 활동해온 황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

1990이탈리아월드컵에 출전해 스페인과 조별리그에서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골을 넣어 ‘캐넌슈터’로 명성을 날린 황보 감독은 오이타에서 유소년 팀, 성인 팀 코치 및 수석코치, 감독 등 지도자뿐 아니라 유소년 육성부장 및 강화부장, 부사장 등 구단 실무 행정도 두루 거쳤다.

○모든 후보군이 국내파

FC서울은 올 시즌 컵 대회과 K리그 ‘2관왕’을 차지했던 넬로 빙가다 전 감독과 일찌감치 결별을 선언했다. 표면적인 결별 사유는 돈 문제였지만 실상 선수단 운용 등을 놓고 빙가다 감독과 구단은 마음이 맞지 않았다.

이후 서울은 백지상태에서 본격적인 지도자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이 과정에서 외국인 사령탑은 일체 배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한웅수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스크린해본 결과, 최초 후보군에 50명 정도 있었다. 모두 국내 감독들이었다. 외국인 감독을 후보로 넣지 않았던 것은 대개 시즌 중이기 때문에 공석에 있는 마땅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빙가다 전 감독을 선임했을 때는 처음부터 외국인 사령탑을 물색했고, 5명의 최종 후보군을 추렸다. 이 중 빙가다가 4번째 후보였다.

서울이 최종 후보로 압축한 국내 감독 리스트는 11명.

여기서 구단 철학과 부합되는 인물들로 약 3∼4명이 뽑혔고, 이들과 일일이 접촉해 각각의 의사와 지도 철학을 확인받았다.

당시 일본에 머물던 황보 감독과는 한 단장이 직접 전화 통화를 했다. 황보 감독과 서울 구단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처럼 성적과 흥미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팀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서울은 터키 출신 세뇰 귀네슈 전 감독(현 트라브존스포르)과 함께 했던 2007∼2009시즌 구단 모토대로 재미있는 축구를 펼쳤으나 정상 도전에 번번이 실패했고, 2010시즌은 10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으나 지나친 ‘디펜스 축구’로 지적받았다.

○선진 시스템과 참신함 가미

황보 감독은 한 번도 K리그에서 지도자를 경험한 적이 없다.

88년부터 95년까지 유공(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뛴 이후 일본 오이타로 건너가 현역을 했다. 99년 처음 오이타 코치가 됐고, 2000년부터 4년 간 오이타 유스 팀(18세 이하)을 이끌었다. 2004년에는 수석코치로, 2005년엔 사령탑이 됐다. 그러나 9개월여 만에 역시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이후 유소년 육성부장 등 실무를 경험했다. 감독직에 복귀한 것은 오이타가 2부 리그로 강등된 올해 초.

“경험 많고, 참신한 인물을 선임 하겠다”던 서울 구단의 의중과 일치된다. 서울이 바라던 부분은 단순히 선수단 조련 능력뿐 아니라 운영 철학과의 조화였다.

여기에 올해 이뤄낸 평균 3만 관중을 넘어 5만 관중몰이를 목표한 서울은 팬들에게 긍정적인 어필을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고, 황보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됐다. J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연고 팬들과의 소통인데 황보 감독은 팬 관리와 마케팅 능력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황보관 FC서울 신임 감독 프로필]
ㆍ생년월일:
1965년 3월 1일(대구광역시) ㆍ출신교: 서울체고-서울대 ㆍ선수경력: 1988-1995 유공(88 K리그 신인왕). 1995-1999 일본 오이타. 1990이탈리아월드컵 출전 ㆍ지도자경력: 1999 오이타 코치, 2000-2003 오이타 U-18 감독. 2004 오이타 수석코치. 2005 오이타 감독. 2006-2009 육성부장 강화부장 부사장 등, 2010 오이타(J2) 감독.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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