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무릎 아파요?”…치열한 거짓 첩보전

입력 2011-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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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이 치열하다. 서로를 파악하기 위해 모두가 분주하다. 조광래호도 카타르 아시안 컵의 최대 빅뱅인 이란과의 8강전을 앞두고 가능한 모든 자료를 구하고 있다. 단순히 선수단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도하를 구석구석 누비는 취재진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서로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아내느라 무진 애를 쓴다.

기자들 간에는 대개 키 플레이어에 대한 염탐이 주를 이룬다. 일종의 정보 교류라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얘기는 공유할리 없다.

어차피 잘 알려진 기초 포메이션 정도만 주고받을 뿐이다.

물론 간혹 거짓도 섞여 있다. ‘캡틴’ 박지성(맨유)의 무릎 통증이 다시 도질 때도 있고, 이청용(볼턴) 및 기성용(셀틱)이 나란히 디펜스 라인에 포진할 때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한국 선수들에 대해 비교적 잘 아는 이란 기자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이때 “이 선수들은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해주면 이해한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란 기자들도 종종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테헤란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는 “이란을 피하고 싶다”는 말은 정 반대로 와전된 얘기다.

윙 포워드 쇼자에이를 측면 풀백에 배치시켜 알려주기도 하는 그들이다.

UAE전이 열린 도하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만난 한 이란 기자는 “주장 네쿠남이 감기 몸살에 걸렸다”고 했다. 이 얘기가 대표팀에도 전달됐다.

돌아온 반응이 재미있다. “고트비가 얼마나 영악한데, 미국에서 성공한 이란인이라고…” 당연히 네쿠남은 출격 1순위이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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