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기자가 본 ‘성심학교’
그라운드의 바람은 매서웠다. 칼바람이 부는 그라운드에서는 방망이에 부딪히는 야구공 소리와 솟아오른 공을 글러브로 받는 둔탁한 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
말소리는 오직 감독과 코치만이 냈다. 양 손으로 수화를 하며 말까지 같이 하는 이유는 수화만 했을 때는 그 의미와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아서라고 했다.
성심학교 야구부의 훈련은 그래서 더 치열해보였다. 영하의 날씨를 견디는 아이들의 손등은 하얗게 부르터 있었고, 유니폼은 슬라이딩 몇 번 만에 모래를 잔뜩 묻혔다. 말로는 서로의 생각을 전하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몸을 바쁘게 움직이는 건 성심학교 만의 야구룰인 듯 보였다.
훈련이라기보다 놀이에 가까운 인상을 받은 건 그 아이들의 웃음 때문이다. 공이 높이 올라 백스톱을 넘겨도, 투수가 던진 공이 실수로 타자의 허벅지를 맞혀도 아이들은 웃음을 먼저 터트렸다.
영화는 이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지만 현실은 그보다 한 수 위였다.
충주 |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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