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6개팀 주장 A to Z] 38세 이운재 최고령 캡틴…23세 박기동 최연소

입력 2011-0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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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16개 구단의 캡틴이 모두 결정된 가운데 전남 드래곤즈의 신임 주장은 이운재다. 대표팀에서 주장을 했지만 프로팀에서는 처음 차는 완장이다.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장으로 출전한 2007년 아시안 컵에서 3위를 트로피를 들고 있는 이운재.스포츠동아DB

실력은 기본!…리더십·융화력 필수… 평균연령 29.63세…6명은 연임 성공
축구는 농구, 배구와 달리 작전타임이 없다. 야구처럼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공수를 교체하지도 않는다. 하프타임이 유일하다. 그라운드 상황은 90분 내내 시시각각 변하는데 감독이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 이 때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더 도드라진다.

한국은 2002한일월드컵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초반 우왕좌왕했다. 마음만 앞설 뿐 몸은 굳었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허용하다가 주장 홍명보의 위력적인 중거리 슛 한 방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자신감을 찾은 태극전사들은 심기일전해 월드컵 사상 첫 승을 따내고 4강 신화의 신호탄을 쐈다.

2010남아공월드컵 16강 금자탑을 쌓은 허정무호에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표방한 주장 박지성이 있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주장은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가교 역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1년 장기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프로 클럽에서 비중은 더 크다. 2011시즌을 준비 중인 16개 구단이 모두 주장 선임을 완료했다. 이들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각 팀은 주장에게 매달 일정액의 수당을 준다. 팀마다 차이는 있지만 50만원∼100만원이 대부분이다. 이 비용은 선수단 회식 등에 주로 사용된다.

○최고령 이운재, 최연소 박기동

주장의 평균 연령은 지난 시즌 29.67세보다 조금 낮아진 29.63세였다.

최고령 주장은 1973년 4월생인 전남 드래곤즈 골키퍼 이운재, 최연소 주장은 1988년생 11월생인 광주FC 초대 주장 박기동이었다. 무려 15년 차이가 난다.

신생팀 광주FC의 평균연령이 워낙 낮아 박기동은 어린 나이지만 팀 내에서는 중고참급이다. 광주 최만희 감독은 “박기동이 어린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리더십이 강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장의 연령 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많았다. 축구선수로서 기량도 만개하고 정신, 육체적으로도 가장 성숙한 시기가 이 때라는 분석이다.

흔히 ‘주장’하면 수비수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포지션을 살펴보니 수비수가 많았다. 작년 시즌에는 수비수가 8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 골키퍼 1명이었다. 올 시즌은 수비수 6명, 공격수 5명, 미드필더 3명, 골키퍼 2명으로 좀 더 다양화됐다.

수비수가 많은 이유는 분명치 않다. 경기 전체를 볼 수 있는 위치고 득점 여부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공격수에 비해 안정적인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다.

K리그 16개팀 주장들. ★는 이적선수…(나이/포지션/비고)



○이적생 주장 4명

2년 연임에 성공한 주장은 모두 6명. 작년 시즌 주장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셈이다.

눈에 띄는 건 새로 이적해 온 선수가 주장이 된 케이스다. 수원 최성국, 전남 이운재, 인천 배효성, 울산 곽태휘 등 4명이다.감독이 이적생에게 완장을 맡긴다는 건 모험일 수 있다. 뒤집어보면 이들이 소속 팀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에게 폭 넓게 신임을 얻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팀을 옮겨가며 주장을 맡은 선수도 있다. 전남 시절 주장이었던 곽태휘는 울산에 와서도 중책을 맡았다. 박용호는 주장 기억을 되살려 등번호까지 바꿨다. 원래 등번호는 4번이었는데 작년에 15번으로 바꿨다.

박용호-최태욱-이천수가 부평고 전성시대를 이끌 때 박용호가 주장이었는데 15번을 달았던 것. 좋은 징크스는 제대로 들어맞았다. 박용호는 2010시즌 캡틴으로 감격의 우승을 맛봤다. 올해도 당연히 15번이다.


○유일한 외국인 주장 사샤

성남 일화 사샤는 16개 구단 중 유일한 외국인선수 주장이다. 그것도 연임이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한국선수보다 정신력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더 좋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그를 형처럼 잘 따르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사샤가 외국인이라 다른 국내 선수들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신태용 감독의 맏형 리더십으로 커버한다.

주장이 된 선수들에 대한 감독들의 평가는 대동소이했다.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량은 기본이고 솔선수범, 희생, 리더십, 동료들과의 융화력 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얻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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