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세계선수권 4월말-5월초 개최?

입력 2011-03-18 09: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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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동아DB

세계빙상경기연맹(ISU) 친콴타 회장 입장 선회
'여왕' 김연아의 귀환을 빠르면 4월 말에서 5월 초에 볼 수 있게 됐다.

세계빙상경기연맹(ISU) 옥타비오 친콴타 회장은 1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언론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4월말에서 5월초에 일본 아닌 다른 곳에서 열릴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계선수권을 완전히 취소하는 것은 가장 극단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여 취소에 대한 염려는 한결 덜 수 있게 됐다.

앞서 친콴타 회장은 ‘10월에 일본 또는 타국에서 개최’ 또는 ‘전면 취소’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 행사의 개최국인 일본에 대해 극도의 존중을 표해야한다”면서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세계선수권을 열수도 있다”라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여러 곳에서 이번 세계선수권을 개최하겠다는 신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 개최신청이 들어왔는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던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앞서 개최 의향을 밝혔던 스웨덴의 말뫼와 러시아의 모스크바, 미국의 콜로라도 스프링스와 레이크 플래시드는 ISU가 아닌 해당 연맹으로부터 확인된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전문기자인 시카고 트리뷴의 필립 허쉬는 "러시아와 미국이 정식으로 개최요청한 것이 확인되었다"며 "미국은 4월 말에서 5월 초, 러시아는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in the very near future)'로 날짜를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친콴타 회장은 “이번 시즌이 끝났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ISU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과 코치들을 위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이 같은 결정에는 여전히 일본빙상연맹의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연맹이 확실한 입장을 밝히면 나는 그것을 ISU에 제출할 것”이라며 “월요일이나 화요일 오전이면 우리가 결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연아로선 5월로 예정된 아이스쇼와 겹칠 수 있다. 설령 4월말에 열리더라도 5월 아이스쇼는 김연아에게 무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선수로서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적어도 완전히 취소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만으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본 측의 입장은 다르다. '닛칸스포츠'는 17일 일본빙상연맹(JSF) 이사회에서 "세계선수권의 10월 일본 개최를 요청하기로 했다"라고 보도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JSF 회장이 "세계선수권을 연기하더라도 일본에서 개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한편,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어바웃닷컴에서 실시한 2010-11시즌 최고의 피겨 스케이터로 뽑혔다. 이 곳에서는 세계선수권의 대체 지역이 어디가 좋은지 투표 중이다.

18일 오전 10시 현재 로스앤젤레스가 36%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그 뒤를 밴쿠버(17%), 콜로라도(16%)가 따르고 있다. 세계선수권을 완전히 취소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사람도 7%나 된다. 다만 이 투표에는 정식으로 개최를 신청한 모스크바와 말뫼 등이 빠져 있고, 대신 대지진 초반에 거론되던 이탈리아의 토리노와 캐나다의 밴쿠버가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 피겨선수 나탈리 페샬라는 "어딘가 다른 곳에서 세계선수권을 연 뒤, 그 돈을 일본에 연대의 제스처로서 기부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가장 완벽한 절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 피겨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일본에 닥친 대재난에 슬픔을 표하는 것인 만큼, 수익은 페샬라의 말처럼 일본 측에 기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친콴타 회장의 마음을 돌릴 만큼 여러 지역에서 대체 개최를 지원한 것이 수익을 기대한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귀환을 기다리는 것이 세계 피겨인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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