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박경수가 최진행에 사과한 사연

입력 2011-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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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난 네가 1면에 나올 줄 알았는데….”

11일 잠실구장. 3루쪽 복도에서 취재진에 둘러 싸여 있던 한화 최진행(26)이 불현듯 눈을 흘겼다. LG 라커룸 쪽에서 박경수(27)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경수는 최진행을 보자마자 “어제 네가 주인공인 줄 알았더니 내가 그만…. 미안하게 됐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고, 최진행은 “형! 너무 해요!”라고 외칠 수밖에.

사연은 누구나 아는 대로다. 최진행은 10일 잠실 경기에서 1·3회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홈런 3방으로 5타점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7회 박경수의 역전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승리의 주역이 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스포츠 전문지의 1면도 최진행 대신 박경수가 장식했다. 잠실구장 1경기 3홈런은 프로야구에서 역대 세 번밖에 없었던 진기록인데, 박경수의 그랜드슬램 한 방에 묻혀 버린 것이다.

박경수는 “내가 밥 한 번 살게”라고 호탕하게(?) 외치며 사라졌고, 최진행은 “미안하다는 사람이 홈런 친 후 세리머니가 아주 크더라”면서 농담으로 받아쳤다. 하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은 최진행. “팀이 졌다는 게 아쉬울 뿐”이라면서 “벌써 홈런왕에 욕심내고 싶지는 않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니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잠실 | 배영은 기자(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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