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저녁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2011프로야구 KIA와 SK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SK 윤희상이 선발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광주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포수 정상호 리드에 충실…몸쪽 공략 적중
선발진 메마른 SK엔 가을단비와 같은 존재
피로 쌓인 윤석민 무리수…KIA 불펜서 완패
SK가 KIA에 3승1패를 거두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지만 전반적으로 박진감은 떨어졌던 시리즈였다. 특히 KIA 타선이 침체돼 투수전 또는 투수진 운용의 묘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 KIA의 무리수-SK의 깜짝수가 충돌한 4차전
준PO 최종전이 된 4차전에서 KIA는 윤석민, SK는 윤희상을 선발로 내세웠다. 윤희상도 의외의 승부수라 볼 수 있지만 윤석민은 사실상 무리수에 가까웠다. 윤석민은 1차전 완투 후 사흘을 쉬고 등판했는데 육안으로 보기에도 피로한 모습이 역력했다.
투수는 피로도가 쌓이면 우선 제구에 문제점을 드러낸다. 직구의 스피드도 떨어지고, 변화구의 각은 밋밋해진다. 윤석민이 4차전 3회초 정근우에게 맞은 (중전)안타는 슬라이더, 최정에게 맞은 (2타점) 2루타는 직구였는데 1차전 같았으면 어림도 없었다.
피로도 때문에 슬라이더의 예리함이 사라졌고, 직구의 공끝이 무뎌졌다.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반면 윤희상이 던진 빠른 볼과 포크볼은 모두 위력적이었다. 포수 정상호의 리드에 충실했고, KIA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는 3차전처럼 윤희상의 볼에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몸쪽 공략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KIA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와 무관하지 않다.
또 SK는 배터리코치가 한문연 코치로 바뀐 뒤로 확실히 몸쪽 공략 비율이 늘었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윤희상처럼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는 몸쪽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2회말 무사 1·3루, 1사 만루 위기에서도 윤희상-정상호 배터리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보였다.
이는 윤희상이 못 던져서 맞은 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넘기면서 윤희상은 더욱 안정됐다.
● 불펜싸움에서 고개 숙인 KIA
준PO에 들어가기 전 불펜이 우세한 SK가 KIA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KIA는 윤석민이 완투한 1차전을 제외한 2∼4차전에서 역시 불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울러 2∼4차전에선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도 뭔가 명쾌하지 못한 구석이 군데군데 있었다. 교체 타이밍이 늦기도 하고, 반대로 빠르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었다. 투수 교체 시마다 조범현 감독이 어떤 확신 없이 결정을 내린 듯 보였다.
● PO도 해볼 만해진 SK
4차전 선발 윤희상의 호투는 비단 준PO 승리로만 그치지 않는다. 윤희상은 분명 아직 완성된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4차전에서 보여준 피칭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불펜에 비해 선발진이 취약한 SK로선 반가운 발견이다. SK는 선발진 운용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카드 하나를 새로 얻었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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