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웅. 사진제공|발렌타인 챔피언십
첫날 6오버파 78타 불구 “내일은 굿샷”
애덤 스콧(호주) 이안 폴터(잉글랜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그리고 양용은(40·KB금융그룹) 배상문(26·캘러웨이) 김경태(26·신한금융) 등 세계 톱 랭커들이 출전해 눈길을 끌고 있는 발렌타인 챔피언십.
스타들이 펼치는 샷 대결에 첫날부터 갤러리들이 모여들면서 대회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랐다.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스타들에게 집중된 가운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자신과 싸우는 한 명이 눈길을 끌었다.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마지막 출전 기회를 잡은 최고웅(25·사진)이 그 주인공.
그는 안양 부안초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한번 쳐본 게 계기가 됐다.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늦은 나이에 골프선수의 길을 택했지만 중고교 시절엔 제법 성적도 냈다. 2005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하면서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김경태 강성훈 등이 그와 함께 상비군 생활을 했던 동료들이다.
이번 대회 출전은 행운이 더해졌다. 아마추어 170여명, 프로 21명이 출전한 ‘로드 투 더 발렌타인’에서 단 한 장뿐인 출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어려운 관문이었다. 3일간 펼쳐진 경기에서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프로 후배 변진재(23)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겨우 출전권을 따냈다.
2010년 프로가 돼 작년까지 2부 투어에서 뛰었던 최고웅에게 이번 대회는 데뷔전이나 다름없다. 큰 무대에서 첫 시험을 치르는 그의 마음은 의외로 담담했다.
첫날 성적은 6오버파 78타. 기대했던 것보다는 저조한 성적이다. 실수도 있었고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최고웅은 “솔직히 이븐파 정도만 치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도 많이 불었고 퍼트 실수도 많았다. 그렇지만 실망하지는 않는다. 내일 잘 치면 된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스타들이 즐비한 대회에서 꼴찌의 반란을 기대해본다.
이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