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무관중 올림픽?… 입장권 동났지만 썰렁한 경기장 허다

입력 2012-08-0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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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가 막을 올린 지 어느새 7일째입니다. 하지만 한여름에도 몸은 춥고 마음은 시립니다. 저는 런던 올림픽 경기장의 빈 좌석입니다. 어제는 어디선가 날아온 신문지에 의지해 몸을 녹이기도 했습니다. 체온을 나눌 사람이 간절합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을 지켰던 할아버지는 늘 당시 자랑을 하셨어요. 그땐 너무 바빠 좀 쉬고 싶었다고….

요즘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LOCOG)는 저와 동병상련인 동료가 늘어나 걱정이 많은 모양입니다. 올림픽 경기 입장권이 대부분 동났다는 발표와 달리 경기장은 썰렁할 때가 많습니다. 서둘러 추가 티켓 판매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마저도 약발이 별로 없었던지 조직위원회는 교사, 학생에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까지 단체로 동원하기 시작했어요. 효과는 있었던 모양입니다. 1일에는 올림픽 개막 후 210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더군요. 그렇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까요.

관중석이 휑해진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종목별 국제연맹, 후원사 등에 배정된 입장권 중 다수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체 880만 장의 티켓 중에 5분의 1이 배정됐다니 걱정입니다. 하루에 1만2000여 명의 친구가 허전함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그나마 볼거리가 많은 비치발리볼 경기장에 있는 제 친구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래요.

지난달 30일에는 누군가가 제 이름(The empty seat)으로 트위터 아이디(@OlympicSeat)를 만들었어요. 가려운 곳을 긁어 주거나 제 마음에 쏙쏙 드는 글들이 줄을 잇더군요. 속이 다 시원해졌어요. 불과 닷새 만에 팔로어가 2만 명을 넘었다니 이러다 관중 수보다 많아지는 건 아닐까요.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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