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광속구 유망주 오타니, 유격수로 뛴다?

입력 2012-12-14 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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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햄 파이터스

니혼햄 파이터스

[동아닷컴]

160km를 던지는 ‘완소 어깨’를 유격수로 쓴다면 낭비일까, 효율적인 이용일까.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의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대형 신인 오타니 쇼헤이(18)를 유격수로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13일 올시즌 퍼시픽리그 우승팀인 니혼햄의 하와이 우승여행 기사에서 ‘오타니는 투수와 유격수로 겸직하는 선수로 키워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리야마 감독이 “오타니는 유격수를 맡을 수 있는 선수다. 자세가 무너져도 좋은 송구를 뿌릴 수 있다”라고 밝힌 것. 오타니는 일본 고교야구 갑자원 대회에서 160km의 광속구를 뿌려 화제가 됐던 선수. 193cm의 장신에 타격도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이에 니혼햄은 야수로서의 가능성도 테스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이 독특하다. 이승엽이나 추신수, 혹은 고교 시절 봉중근이나 과거 김응국, 김성한 등의 예를 봐도 투수를 하던 선수는 야수로 나설 경우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나 외야수를 맡기 마련이다. 수비를 해온 구력이 짧고, 그만큼 타격 재능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오타니 역시 고교 시절 구원 투수로 나서는 날은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팀 타선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경우 큰 키에도 불구하고 몸이 유연하고 순발력이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우투좌타로서 공-수에서 모두 유리한 편이며, 물론 송구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꿈의 스피드로 불리는 ‘160km'를 던지는 선수를 유격수로 쓴다는 점에 일단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야수와 투수는 쓰는 근육부터 다르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광속구 투수는 LG의 레다메스 리즈다. 리즈는 185cm 83kg(공식 프로필)의 체격이고, 도미니칸인 만큼 유연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렇다고 설령 오타니와 같은 나이의 리즈에게 외야수도 아닌 유격수를 시켜보겠다고 생각하는 감독이 있을까.

‘특급 유망주’를 다루는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오타니가 정말 실전에 유격수로 나설 수 있을지, 구리야마 감독의 모험수에 일본 야구팬들의 눈이 쏠려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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