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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정대세. 스포츠동아DB
이런 상품성 때문에 수원 구단의 홍보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입단 이후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국내 무대 데뷔전을 지켜보기 위해 3일 성남-수원전(탄천종합운동장)에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린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언변은 타고났다. 톡톡 튀는 발언은 뉴스거리로 제격이다. 북한대표로 뛸 때 한국 기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취재원이었다. 질문하면 머뭇거림이 없다. 기존 북한선수들과는 판이한 성격과 행동을 보여주면서 친근감까지 느끼게 한 것도 사실이다. 3일 데뷔전이 끝난 뒤에는 “나는 배가 고프다”는 코멘트를 날려 기자들의 구미를 당기기도 했다.
그는 승부욕이 강하다. 힘도 좋다. 골 결정력도 갖췄다. 경험도 풍부하다. 소속 팀도 우승 전력이다. 그런 면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솔직히 그의 기량을 높게 평가하고 싶진 않다. 2010남아공월드컵이 정점이 아니었나 싶다. 이후는 내리막이다. 독일에서의 실패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이제 그의 나이도 30대를 바라본다. 체력적으로 힘들어 질 수 있다. 그렇다고 상대를 압도할 정도로 기술이 탁월한 것도 아니다. 지난달 27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개막전 등 2경기에서 보여준 기량은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정대세를 평가절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현실은 현실이다. 상업적인 잠재력이 뛰어나고, 독특한 이력으로 관심을 끈 건 사실이지만 그 이외에는 보여준 게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국무대는 분명 낯선 환경이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엄격해야하고,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감독의 신뢰도 바탕에 깔려야한다.
팬들은 당분간 정대세 경기에 몰입할 것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진가를 드러내지 못한다면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지는 건 시간문제다. 현란한 언변보다는 그라운드에서 현란한 몸짓을 보여주길 바란다. 정대세가 K리그 클래식의 대세(大勢)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스포츠 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