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손흥민 “대표팀서 배운 희생…다시 불러준다면 모든걸 쏟겠다”

입력 2013-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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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춘천 공지천운동장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가진 손흥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독일축구, 국가대표팀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춘천|남장현 기자

최고 대신 최선의 마음으로 채찍질
대표팀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감동
내 부족함 알아…본선에선 다를 것

레버쿠젠 행? 진정성 더 느껴졌다
언젠가 유럽 정상에 오르는게 목표
은퇴 전 1∼2년 K리그서 뛰고싶어

“축구를 하면서 배운 건 희생이죠. 최고 대신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채찍질하고 있어요.”

유럽축구 TV중계를 지켜보느라 숱한 밤을 지새운 팬들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수놓은 손흥민(21·바이엘 레버쿠젠)의 활약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그의 발끝에서 골이 터질 때마다 탄성을 질렀고, 축구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라는 더 큰 무대를 예약해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는데, 레버쿠젠은 챔스리그 출전권을 땄다. 아울러 대표팀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손흥민은 자신의 플레이가 곧 한국축구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초록 그라운드를 후회 없이 누빌 작정이다. 독일 출국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춘천 공지천운동장에서 손흥민을 만났다.


● 독일 & 축구


- 독일에서 수 년 간 생활했다.

“어릴 적부터 독일에서 머물러 고향 같다는 생각도 든다. 독일축구도 꾸준히 경험했고 언어나 생활에서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 한다. 5년 정도 생활하며 의사 표현이 비교적 편해졌다. (독일어가 유창하다고?) 아니, 팀 동료들이나 스태프에게 물어보고 조언 구하는 게 아주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 한국 축구에 대한 생각은 없었나?

“항상 있었고, 또 지금도 있다. 축구를 하며 첫 목표는 당연히 K리거가 되는 거였다. 요즘 아버지(아시아축구아카데미 손웅정 총감독)와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도 그런 내용이다. 은퇴 앞두고 1∼2년 정도는 꼭 K리그를 누비는 거라고.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 독일에서 최종 목표는 뭔가?

“사람 욕심이란 끝이 없다. 한 때는 두 자릿수 득점이 목표였는데, 지난 시즌 12골로 목표치를 채우다보니 계속 조금씩 늘려가고 싶다. 언젠가 분데스리가 득점왕도 노리고 싶고. 유럽 정상도 밟고 싶다. (박)지성이 형이 유일한 경험자 아닌가. 팀도 나도 다 맞아 떨어져야 하겠지만 꿈은 크게 먹고 있다.”


- 독일 축구가 대세라는데. 본인은 스페인 축구도 좋아하지 않나?

“(주저 없이)맞다. 사실 주변의 관심을 뿌리치고 독일에 남은 건 익숙함만은 아니다. 아직 배울 게 많고 더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유럽 생활을 독일에서만 해도 좋다고 본다. 다만 언젠가 또 한 번 도전의 순간이 오면 다른 (이적) 선택을 해도 좋지 않겠나?”


● 함부르크 & 레버쿠젠


- 함부르크는 어떤 의미인가.

“하루하루 기대되는 시간? 지금의 날 만든 클럽이다. 지난 시즌 초반 함부르크가 컵 대회 1라운드에서 3부 리그 팀에 졌고, 정규리그 3연패 중이었다. 4라운드가 강렬했다. 심지어 강등권도 운운됐는데. 그 때 도르트문트를 만나 제대로 이겼다. 특히 두 번째 골이 기억난다. 하루에 슛 연습 800회를 했던 그 위치였다.”


- 그런데도 레버쿠젠을 택했다.

“사실 주변에서는 다들 놀라셨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내가 U-19 함부르크 유스팀에 머물던 시절부터 러브 콜을 보내왔다. 지난 시즌 개막 전에도 계속 관심을 보였고 데려가려 했다. 이제 인연이 닿게 됐다. 도르트문트도 참 좋았지만 진정성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레버쿠젠이 챔피언스리그에 못 나가도 택했을까?) 장담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레버쿠젠에 갔을 것 같다.”


- 차범근 SBS해설위원의 영향은 없었나?

“대표팀 소집 일정이 끝나고 (차범근) 감독님께 레버쿠젠에 가게 됐다고 말씀드렸더니 ‘(웃으면서)내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열심히 해 달라’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했다. 요즘 내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차 감독님도 항상 거론된다. 그래도 기분 좋은 부담이다.”


● 태극마크 & 브라질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 중이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여정이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걸 안다. 그래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합당한 결과도 나왔다. 부족했던 게 뭔지 안다. 본선에서는 틀림없이 다를 거다.”


- 본인에 대표팀이란? 또 브라질이란?

“지금도 애국가를 들으면 소름이 돋는다. 명예도 부도 필요 없다. 대표팀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나다. 브라질은 축구 종가 영국에 비견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국가다. 올 연말 평가전을 한다던데, 꼭 브라질과 제대로 부딪혀보고 싶다.”


- 홍명보 감독이 ‘팀’과 ‘희생’을 강조한다. 손흥민은 잘 부합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말로 할 필요 없다. 어떤 걸 의미하는지 잘 안다. 그 말씀에 부합되도록 하겠다. 혼신을 다하겠다. 팀 정신과 팀플레이는 아주 어릴 적, 축구를 하면서부터 계속 들어온 말이다. 기회가 닿으면 모든 걸 쏟겠다.”


- 전임 최강희 감독에게도 한 마디 한다면.

“원체 말씀이 없는 분이지만 제게는 장난도 많이 걸고, 웃겨 주셨다. 항상 재미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꼭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신 1년6개월 간 부족한 내게 큰 선물을 주신 분이다.”


손흥민?


● 생년월일: 1992년 7월 8일(강원도 춘천)

● 신체조건: 183cm 76kg

● 학력사항: 동북고 중퇴
● 경력사항:
함부르크 유스(2008∼2009), 함부르크 1군(2010.7∼2013.6) 78경기 20골, 바이엘 레버쿠젠(현재)

● 대표경력: A매치 16경기 2골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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