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구단 NC에서 영예로운 신인왕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인 이재학은 어렸을 적 볼링을 했을 때부터 승부근성이 남달랐다. 김종원 기자
■ 이재학, 볼링 신동서 프로야구 신인왕으로
아버지 이용호 씨 “어렸을 때 볼링 참 잘했다”
“그래서 야구공도 밑으로 던지는 게 편하다고”
볼링선수 출신 이 씨…승부근성은 ‘부전자전’
볼링과 야구. 공의 크기 차이만큼이나 서로 멀게 느껴지는 종목이다. 그러나 2013년 프로야구 신인왕으로 선정된 NC 이재학(23)에게 볼링은 ‘비기’였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이미 무거운 볼링공을 힘껏 굴렸던 소년은 이제 야구공을 힘차게 뿌리며 프로에서 10승, 방어율 2.88을 기록하며 최고의 신인이 됐다.
4일 서울 테헤란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신인 선수 시상식에서다. 신인왕으로 이재학이 발표되자 중년의 한 남자는 누구보다 기뻐했다. 이재학의 아버지 이영호(51) 씨였다.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아버지는 “기차에서 내내 설레었다.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무사히 치른 것이 가장 장하다. 물론 상을 받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말했다.
‘선한 눈매가 아들과 똑같다. 또 닮은 부분은 없나’라고 묻자 “승부근성을 많이 닮은 것 같다. 나도 운동을 했는데 체구가 작아서 그랬는지 지는 것을 참 싫어했다”고 답했다. 아버지가 환한 웃음과 함께 추억한 과거는 볼링공을 잡은 아들의 모습이었다. 이 씨는 “프로볼링선수였다. 대구대표로 뽑히기도 했고, 실업팀 광양시청 소속으로도 뛰었다. 자연스럽게 아들에게 볼링을 가르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무거운 공을 던져볼 정도로 승부근성이 있었다. 볼링을 참 잘했다”고 떠올렸다. 이 씨는 이어 “재학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야구에 빠졌다. 볼링을 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야구는 더 큰 무대가 있으니 응원하기로 했다. 원래 정통파 투수였는데, 계속 밑으로 던지는 게 편하다고 하더라. 어렸을 때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밑에서 위로 무거운 공을 던지는 훈련을 해서 그 쪽으로 발달된 것 같다. 아버지와 아들이 종목은 다르지만 공을 던지는 동작은 비슷하다”며 크게 웃었다.
이재학은 기자단 투표 총 98표 중 77표를 얻어 두산 유희관(13표), 팀 동료 나성범(8표)을 제치고 신인왕에 뽑혔다. 10승에 방어율 2위였지만 마지막까지 수상을 확신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포스트시즌 시작 전으로) 투표방법이 바뀌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결선투표까지는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지 못하는 상을 수상해 너무나 기쁘다. 한 해 반짝이 아닌 오래도록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2차 드래프트로 NC 유니폼을 입었을 때(2011년 11월) 신인왕은 생각도 못했다. 어렸을 때 키워주신 할머니가 2년째 병원에 계신다. 상을 할머니께 드리고 싶다”며 기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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