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VP, 상상 속의 그대

입력 2013-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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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박병호(넥센·오른쪽) 시대다. 선동열(해태), 장종훈(빙그레), 이승엽(삼성) 등 한국야구의 전설만이 해냈던 MVP(최우수선수) 2연패를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그 선배들이 대학생이라면 아직 난 중학생”이라고 초심을 다짐했다. 박병호가 LG 시절 절친하게 지냈던 선배 이병규(왼쪽)에게서 축하를 받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2013 프로야구 MVP·신인왕 시상식

타격 4관왕…이승엽 이후 첫 정규리그 2연속 MVP

총 98표 중 84표 획득 MVP 압도적 지지
이재학도 77표…유희관 제치고 신인왕


지금 한국프로야구의 ‘대세’는 단연 박병호(27·넥센)다. 프로야구 32년 역사에서 단 4명밖에 해내지 못한 위업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4일 서울 테헤란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최우수신인선수 시상식’에서 총 유효투표수 98표 가운데 84표(86%)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쟁자인 LG 이병규(8표), 삼성 배영수(5표), SK 세든(1표)을 큰 표차로 제쳤다. 역대 2년 연속 MVP 수상 선수는 해태 선동열(1989∼1990년), 빙그레 장종훈(1991∼1992년), 삼성 이승엽(2001∼2003년)뿐.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에 큰 획을 그은 대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 “이승엽 선배가 대학생이라면 난 중학생”

박병호는 이승엽 이후 10년 만에 MVP를 2년 연속 수상했다. 이승엽이 유일하게 보유한 3년 연속 MVP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그러나 박병호는 손사래부터 쳤다. “앞서 MVP를 2연패하신 분들과 비교하면 나는 그저 ‘대학생 대 중학생’ 수준이다. 아직 한참 멀었다”며 “그 분들과 동시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부담도 된다”고 몸을 낮췄다. 그저 “팀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중심타자로서 내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뒀다.


● 3년은 해야 인정받는다?

아직은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박병호는 “넥센 이적 첫 해(2011년)에 시즌 중반부터 좋은 성적을 냈지만, ‘풀타임을 뛰어 봐야 진짜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해에는 풀타임을 뛰면서 MVP를 탔는데, ‘반짝 스타가 되지 않으려면 올해도 잘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그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3년은 꾸준히 잘 해야 사람들이 인정해준다’는 얘기를 많이들 하신다. 내년에는 더 많이 부담을 갖고 시즌을 준비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내년에도 키워드는 ‘초심’

올해 박병호의 유일한 아쉬움은 넥센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아쉽게 탈락한 것이다. 준PO 5차전 9회말 2사 후 극적인 동점 3점홈런이라는 드라마를 터트렸던 박병호이기에 더 그렇다. 그는 “1년을 바쁘게 달려왔는데 이렇게 끝났다고 생각하니 정말 허무했다”며 “우리 선수들도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는다. 정말 아쉬웠고 분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높은 곳을 기약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박병호는 “내년 나의 키워드는 변함없이 ‘초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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