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여정호 두산 입단, 고양 원더스 12번째 프로선수 탄생

입력 2013-11-08 09: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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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호. 출처 | 고양 원더스 홈페이지

[동아닷컴]

국내 유일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또 한 명의 프로선수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좌완투수 여정호(29). 이로써 고양은 창단 이후 12번째 프로선수를 탄생 시켰다.

여정호는 7일(한국시간)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그 동안 열심히 참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오는 11일부터 두산에 합류한다. 내년에는 꼭 1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올 겨울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족한 나를 잘 가르쳐주신 김성근 감독님과 이상훈 투수코치님을 비롯, 모든 코칭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여정호는 ‘오뚝이’로 불릴 만큼 그 동안 많은 시련을 겪었던 선수.

부산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한 그는 부산상고(현 개성고)에 진학해 투수로 변신했다. 대학(동국대) 졸업 후 프로팀의 문을 두드렸지만 부상과 기량 부족 등의 이유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시련이 커지고 부상이 악화될수록 오기가 생겼다. ‘자식을 위해 십 수년 동안 뒷바라지한 부모님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을 잡고 각오를 다졌다.

국내에서 운동할 곳을 찾지 못한 여정호는 오직 야구를 계속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일본과 미국에까지 건너가 그 곳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그런 그에게 2011년 기회가 왔다. 신생팀 NC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합격한 것.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지난해 겨울 NC에서 방출돼 또 다시 무적 신세가 됐다. 풀리지 않는 자신의 야구인생을 돌아보며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그 동안 흘린 수많은 땀방울과 부모님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며칠을 고심한 여정호는 다시 글러브를 챙겨 들었다. 여기서 포기하면 평생 한이 맺힐 것 같았다. 고생만 하신 부모님에게 1군 무대 마운드에 선 당당한 아들의 모습을 단 한 번만이라도 꼭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올 초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 여정호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던졌다. 불펜 투수로 뛰어 승패 기록은 없지만 흐트러진 제구력을 잡아가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구속도 145km 이상을 꾸준히 찍었다.

여정호는 “먼 길을 돌아 다시 프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절대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반드시 1군 무대 마운드에 올라 부모님 얼굴에 환한 미소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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