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일격이냐, 울산의 정상 8부 능선이냐

입력 2013-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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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감독-서정원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정상을 향한 걸음인가. 마지막 희망의 불꽃인가.

23일 오후 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운명의 한 판이 벌어진다. 같은 승점 3이 걸렸지만 충돌 당사자들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울산 현대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우승을, 수원 삼성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노리고 있다. 양 팀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다. 현재 순위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울산은 승점 70(21승7무7패)으로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한 경기를 더 치른 2위 포항 스틸러스(19승11무6패·승점 68)와의 격차는 승점 2에 불과하다. 이번 라운드에서 패배를 당하더라도 1위 자리는 지키게 되지만 27일과 12월 1일 나란히 2경기씩 남긴 가운데 심적으로 크게 쫓길 수 있다. 더욱이 울산은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과 안방 대결을 펼치게 돼 꼭 수원을 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홈 팀 수원도 그냥 물러설 입장은 아니다. 절박하다. 14승8무13패(승점 50)로 5위에 랭크된 수원은 챔스리그 출전의 마지노선인 4위를 향한 마지막 불꽃을 조금이나마 되살리려면 역시 승리가 필수다.

현재 4위는 수원의 ‘영원한 라이벌’ FC서울이 차지하고 있는데, 서울은 승점 58로 상당히 여유가 있다. 수원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도 서울은 남은 3경기 중 한 차례 승리를 하거다 최소 2무 이상만 해도 수원을 따돌릴 수 있다.

사실 수원에 울산은 얄궂은 상대이다. 스플릿 라운드 중반까지 승승장구했던 수원은 10월27일 적지에서 울산에 1-2 일격을 당했다. 연패의 출발점이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승점 확보에 실패한 수원은 하염없이 추락했다. 서울, 포항, 부산에 내리 패해 무너졌다.

반면 울산은 수원과 홈 대결이 큰 고비였다. 우승에 가까워지려면 수원-서울로 이어지는 홈 2연전을 무조건 이겨야 했다. 결국 울산이 모든 걸 가져갔고, 수원은 모든 걸 잃어버렸다. 모든 동력을 잃어버린 수원에 비해 울산은 내용과 관계없는 꾸준한 승리로 착실히 승점을 쌓았다.

일단 전력은 알 수 없다. 최근 홍명보호에서 주가를 높였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대표팀 평가전에서 발목을 다쳐 출전이 불투명하다. 원정 선수단에는 합류하지만 부상 치료로 팀 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해왔다. 울산 김호곤 감독도 “경기 당일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페이스가 떨어진 수원 골키퍼 정성룡으로서는 한결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울산 수문장이 대표팀에서 함께 경합한 후배 김승규다. 얽히고설킨 셈이다.

승리와 함께 울산이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어설지, 수원이 반격의 신호탄을 쏠지 이 경기도 10월 말의 그 때 그 승부처럼 치열한 90분을 예고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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