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대되는 골프스타] 박주영 “세계적 선수도 두렵지 않다”

입력 2013-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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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4년차 박주영이 골프의 새로운 눈을 떴다. 10월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그는 자신감이라는 큰 수확을 얻었다.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2014년 첫 우승을 다짐했다. 사진제공|KLPGA

2. 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서 강렬한 한방 박주영

1R서 양희영·캐서린 헐과 공동선두
KB스타챔피언십·ADT캡스서도 톱10

“세계적 선수들과 경기…자신감 생겼다
올 겨울 나에겐 땀뿐…내년 꼭 첫 우승”


“골프가 재미있어졌다. 내년이 기대된다.”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의 동생으로 알려진 박주영(23·호반건설). 그에게 2013시즌은 골프의 재미를 알게 해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박주영의 골프 인생은 불안했다. 해마다 성적 부진으로 시드전을 오가는 등 외줄타기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프로 데뷔 4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안정을 찾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지난 10월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4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10월 18일. 박주영은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LPGA 투어인 하나·외환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확실한 한방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치며 양희영(24·KB금융그룹), 캐서린 헐(호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그의 선전은 둘째 날까지 계속됐다. 공동선두에서 내려왔지만 1타 차 공동 3위를 유지하며 생애 첫 우승까지 바라봤다.

아쉽게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최종 성적 공동 12위로 끝냈지만 그 대신 ‘자신감’이라는 큰 수확을 얻었다.

“해볼 만 했다. TV로만 보던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실력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선수들이 나보다 훨씬 뛰어난 경기력을 펼친 건 분명했다. 그러나 나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크게 뒤지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 날의 경기는 박주영의 골프인생에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이전에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최고인줄 알았다. 그런데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1라운드에서 양희영(2013년 하나·외환챔피언십 우승자)과 함께 경기했다. 그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고 했다.

“코스 안에서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그렇다보니 실수를 하면 더 큰 실수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든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양희영 선수와 함께 경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절대 공격적이지 않고, 감정표현도 없고, 침착하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 조용하지만 강함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됐다.”

실수를 하더라도 흥분하지 않고 빨리 평정심을 유지해야 더 큰 실수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다.

생각의 변화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박주영은 이 대회 이후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연속 톱10을 차지했다. 특히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또 한 가지 큰 변화도 생겼다. 그를 응원해주는 든든한 후원군이 생긴 것이다.

“신기했다.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를 알아보고 사인해 달라는 팬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성적이 좋아지니 자연스럽게 팬이 생겼다. 내가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고, 버디를 하면 함께 환호해주는 팬이 있어 골프가 더 재밌어졌다.”

박주영의 2014년 목표는 첫 우승이다. 그는 올 겨울동안 누구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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