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송지만, 남다른 의미의 1억원

입력 2013-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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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송지만은 프로 19년차가 되는 2014년에 다시 억대 연봉자로 복귀했다. 그는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연봉 ‘1억원’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동아닷컴DB

“첫 1억원 연봉 넘긴 2001년보다 더 큰 감동”

“계약서에 얼른 사인만 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니까 구단 관계자분이 ‘얼마인지 물어보지도 않느냐’고 하시더라고요. 큰 욕심도 없었고 잘 해야 동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제야 금액을 확인해보니….”

넥센 송지만(40)이 17일 털어놓은 연봉협상 비화의 한 토막이다. 송지만은 하루 전 올해 연봉 8000만원에서 2000만원 오른 1억원에 2014시즌 재계약을 마쳤다. 아마도 프로야구선수로서 마지막이 될 한 해. 팀과 동고동락한 베테랑 선수에게 구단이 안긴 뜻밖의 선물이었다.

불과 1년 전, 송지만은 2억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이나 삭감된 8000만원에 사인하고 쓸쓸하게 사무실을 나왔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억대 연봉자’로 복귀했다. 그 ‘1억원’이라는 액수가 일으킨 마음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그는 “요즘은 억대 연봉 선수들도 많고,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몸값도 어마어마하지만, 1억원이라는 돈이 지금의 내게는 정말 의미 있게 와 닿는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송지만이 처음으로 연봉 1억원을 넘긴 해는 2001년. 그러나 그는 “시드니올림픽(2000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기대만큼 올려 받지를 못했다. 그래서인지 그때는 오히려 억대 연봉이라는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FA 계약도 해보고 5억원, 6억원의 연봉도 받아보면서 어느새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올해는 다르다. 송지만은 계약을 마친 뒤 귀가해 아내와 마주 앉아 “모든 게 참 감사한 일”이라는 대화를 나눴다. 19번째 시즌에 받게 된 1억원의 연봉이 또 다른 의지를 심어준 것이다. 그는 “내가 이 나이에 어디 가서 1억원을 벌 수 있겠는가. 구단에 감사한 마음과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교차해 기분이 묘했다”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년 한 해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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