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하대성 홍명보호 베테랑들의 각오

입력 2014-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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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인터뷰에 나선 염기훈(왼쪽)과 하대성이 대표팀에서 베테랑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염기훈 “남아공월드컵 경험 조언해 줄것”
하대성 “좋은 ‘관계 맺기’로 후배들 배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동계 강화훈련이 시작된 이구아수에서 선수들에게 던진 첫 번째 메시지는 ‘화합과 배려’였다.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절박함에 자칫 과열될 수 있는 선수들의 지나친 경쟁을 차단하고, 동료애를 발휘해 부상자 발생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홍 감독은 이구아수에서 취재진을 만나 “월드컵을 준비함에 있어 최대 변수는 부상이다. 절대로 부상선수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베테랑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리더십을 발휘해 후배들을 통솔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16일 오전(한국시간) 이구아수 훈련장 ABC아레나에서 진행된 대표팀 첫 공식 인터뷰에는 염기훈(31·수원)과 하대성(29·베이징궈안)이 나섰다. 둘 다 고참이다. 이들은 “경쟁 속에서도 배려할 수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 베테랑들이 말하는 베테랑의 역할

염기훈는 왼쪽 윙 포워드, 하대성은 중앙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다. 사실 이들의 자리는 굉장히 치열하다. 쟁쟁한 선수들이 버틴다. 대부분이 후배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염기훈은 손흥민(레버쿠젠)-김보경(카디프시티) 등 20대 초중반의 어린 경쟁자들과 싸워야 한다. 이번 훈련에서는 김민우(사간도스)와 승부를 걸었다. 하대성도 마찬가지.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장현수(광저우 부리) 등과 자리다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 경쟁에서는 선후배가 있을 수 없다. 서로를 넘어야 한다. 그래서 선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후배를 내치는 대신 살뜰히 챙기고 위해줄 때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벤치만 달구더라도 후배들을 격려하는 선배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과거 월드컵 때도 최종엔트리에는 의외로 많은 숫자의 고참들이 있었고, 아예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았다. 그래도 그라운드뿐 아니라 외부에서의 역할이 상당히 컸기에 지도자들은 고참들을 꾸준히 선발했다.

염기훈과 하대성이 이를 모르는 바도 아니다. 특히 염기훈은 2010남아공월드컵에도 출전했다. A매치 공식 기록은 48경기 3골. 월드컵 경험은 남들이 쉽게 갖지 못한 엄청난 프리미엄이다. 그래도 겸손했다. 그가 생각한 ‘베테랑의 역할’은 무엇일까. ‘조언’에 초점을 뒀다. “4년 전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길 바라시는 것 같다. 물론 후배들과 경쟁이 부담스럽긴 하다. 내가 선배들에게 받았던 이야기들을 자주 전해주겠다.”

하대성은 ‘관계’에 주목했다. “사실 난 나이는 고참급에 속하지만 국제 경험은 다른 후배, 동료들보다 훨씬 뒤진다. 다만 위와 아래를 나눠 선을 긋기 보다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둘은 홍명보호에서 주장 완장을 찬 경험이 있다. 하대성은 초대 캡틴, 염기훈은 임시 캡틴 역할을 했다. 홍 감독도 그만큼 그들을 각별히 여긴다. 훈련장 안팎에서 둘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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