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도살 위기 소치 유기견들 “살았다”

입력 2014-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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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업가가 기금 마련 유기견 보호소 설립
자원봉사자들도 입양…100마리 이상 목숨 건져


대량 도살 위기에 놓였던 러시아 소치의 유기견들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면서 수백 마리의 유기견으로 골머리를 앓던 러시아가 개를 사랑하는 러시아 재벌과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걱정을 덜게 됐다.

11일(한국시간) AP통신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해외 언론은 “러시아의 사업가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소치 지역에 유기견 보호소 ‘포보독(PovoDog)’을 긴급 설립해 운영한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회사의 대표인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기업가 중 한 사람. 그는 올림픽에 방해가 되는 유기견을 집단 도살하겠다는 정부의 뜻에 반대하며 보호소 설립을 결정했다. ‘포보독’ 운영을 위해 1만5000달러(1600만원)를 기부했으며, 연말까지 5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해 소치 지방정부에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러시아 소치 지방정부는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지난해 연말부터 유기견들이 개막식 리허설장과 선수촌 주변에까지 출몰하자 사설업체를 고용해 유기견 도살에 나섰다. 이 사실은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국제적인 논란을 몰고 온 바 있다.

올레그 데리파스카 외에도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 역시 모스크바나 기타 지방 도시로 유기견을 입양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도 했다. 덕분에 현재까지 100마리가 넘는 유기견들이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처음 기른 개도 고향의 거리를 헤매던 유기견이었다. 5년 동안 나의 좋은 친구였다”며 유기견 보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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