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데이비스 필두로 파괴력 ML 최고
2014년 메이저리그 최대의 격전지로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꼽을 수 있다.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를 위시해 돈다발을 풀며 알차게 선수를 보강한 뉴욕 양키스가 양강 구도를 이룰 전망이다. 게다가 탬파베이 레이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일각에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 5개 팀 모두가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이 이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믿는 구석이 있다. 우발도 히메네스와 윤석민의 영입으로 마운드도 보강했지만, 넬슨 크루스의 가세로 막강 타선에 화룡점정을 찍은 덕분이다. 지난 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뛴 데이비드 로흐와 21세의 ‘야구천재’ 매니 마차도가 이끄는 테이블세터진에 닉 마카키스, 애덤 존스, 크리스 데이비스로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명타자 크루스가 6번에 배치되고, 맷 위터스-JJ 하디-라이언 플래허티가 그 뒤를 받친다.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단 한 명도 없지만 로흐를 제외한 8명이 모두 10개 이상의 홈런을 터트렸다. 특히 53개로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오른 데이비스를 필두로 존스(33개), 크루스(27개), 하디(25개), 위터스(22개)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파괴력은 메이저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듣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아드리안 곤살레스(22개), 핸리 라미레스(20개)만이 20개 이상의 홈런을 친 LA 다저스와 비교하면 오리올스 타선의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타점도 138개를 기록한 데이비스를 비롯해 존스(108개), 위터스(79개), 하디, 크루스(이상 76개), 마차도(71개) 등 6명이 70타점 이상을 올렸다. 반면 다저스는 곤살레스(100개)를 제외하면 60타점 이상을 올린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오리올스의 또 다른 강점은 수비력이다. 지난 시즌 162경기에서 오리올스가 범한 실책은 고작 54개에 불과하다. 오리올스보다 2배 이상의 실책을 기록한 팀은 다저스(109개), 블루제이스(111개), LA 에인절스(112개), 밀워키 브루어스(114개), 시카고 화이트삭스(121개), 휴스턴 애스트로스(125개) 등 무려 6팀이나 됐다. 스타플레이어는 적지만 탄탄한 응집력으로 무장한 오리올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공산이 매우 높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괜한 것이 아닌 이유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