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정규시즌 2위팀 LG가 수상하다. 16경기에서 ‘-7’(4승11패1무)을 기록하며 1위와 게임차가 6.5로 벌어졌다. 불안한 투수조, 강팀과의 경기일정 등이 LG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투수들 컨디션 작년과 딴판…캠프기간 준비 부족?
팀 방어율 최하위…16경기 중 선발승은 단 2승뿐
작년 좋은 성적에도 코칭스태프 대거 물갈이한 탓도
승률 5할 기준으로 -10까지 밀려나면 만회 어려워
“이제야 겨우 플러스 3이 됐다.”, “아직 멀었다. 아직도 마이너스 2다.”
시즌 중 각 팀 감독들이 취재진과 편안한 자리에서 하는 말이다. 많은 감독들이 장기레이스를 운용하면서 승률 5할을 기준에 맞춘다. 승패 차이에서 플러스가 많아질수록 팀 전체에 웃음이 많아지고, 마이너스가 늘어날수록 시름이 깊어진다. 16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7’(4승11패1무).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기록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의 올 시즌 성적표(21일 현재)다.
1위와는 벌써 6.5게임차다. LG의 초반 부진은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마운드의 부진이 걱정스럽다. LG는 지난해에도 ‘-6’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당시 팀방어율은 3점대였다. 마운드가 안정적이면 언젠가는 치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LG는 팀방어율이 5점대(5.27)로 최하위다. 세부 기록인 피안타율(0.286), 피출루율(0.371), 피장타율(0.420) 모두 7∼9위다. 16경기를 치르면서 선발승은 단 2승뿐이다. 그것도 신인 임지섭과 새 외국인투수 티포드가 거둔 승리다.
시즌 초반이라고 하지만 ‘-10’까지 밀려나면 매우 위험하다. 현장에서는 대개 3게임차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거의 한 달이 필요하다고 한다. 전반기 종료 때 4위와 4∼5게임차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포스트시즌은 힘들다는 것은 최근 공식과도 같다.
LG는 지난해 말 1·2군 코칭스태프를 대거 물갈이했다. 특히 팀 성적이 좋았음에도 핵심인 투수코치와 타격코치를 모두 바꿔 주변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코치의 지도방식이 다르면 선수들은 민감하고 혼란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설위원은 “투수들의 컨디션이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 캠프기간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몸을 다 만들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 당연히 부진할 수밖에 없다. LG는 기본적으로 타격이 좋은 팀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5점대 팀방어율(5.27)이 이어진다면 -10까지 금방 떨어진다. 여름 이전에 4강권에서 멀어 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도 “-10까지 밀리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이 위원은 “팀이나 선수나 2∼3년 꾸준한 성적을 내야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LG는 팀방어율 1위(3.72)를 기록했다. 류제국(12승2패), 신정락(9승5패) 우규민(10승8패)이 선발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2∼3년 혹은 3∼4년 꾸준히 성적을 올린 투수들은 아니다. 그 부분이 불안요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 팀 코칭스태프 한 명은 “투수 파트에서 류제국, 우규민을 당연히 10승 이상 해 줄 수 있는 투수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구상한 것 같다. 상대 팀은 얼마나 전력분석도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했겠나”라고 꼬집었다. 류제국과 우규민은 4차례 선발등판에서 아직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신정락은 3경기에 나섰지만 모두 구원등판이었다.
이 위원은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은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시즌 초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빨리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점을 찾으면 아직 남아있는 시즌은 길다”고 말했다.
LG는 이번 주 전력을 재정비하고 있는 삼성과 만난 뒤 주말엔 4일 휴식 후 1∼3선발이 출격하는 KIA와 대결한다. 산 넘어 산이다. LG가 이 고비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여기서도 넘어지면 시즌 초반 부진을 복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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