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올댓 베이스볼] 선발진 살아나야 불펜도 산다…LG의 숙제·NC의 원동력

입력 2014-04-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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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선발과 불펜투수진의 집단부진으로 팀 성적이 크게 추락한 가운데 작년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류제국(왼쪽)과 우규민(가운데), 신정락의 활약에 따라 반등 여부가 점쳐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 지난해와 ‘정반대 길’ LG와 NC…두 팀의 초반 흐름 비교해보니

LG, 지난해 토종 선발 활약 발판 팀 방어율 1위
올해 류제국·우규민 무승…신정락도 부상 난조
1점차 승부 5패·연장전 1무4패…불펜마저 불안

NC, 찰리·이재학 원투펀치 팀 방어율 1위 견인
안정적 선발진에 마무리 김진성 등 불펜도 탄탄

시즌 초반 LG와 NC, 두 팀이 지난해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21일 현재 LG는 4승1무11패로 최하위다. 16경기를 치르면서 한 차례도 연승을 못했다. 지난해 LG는 19년 만에 팀방어율 1위를 차지했다. 강해진 투수력을 앞세워 11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도 따냈다. 하지만 올 시즌 LG 투수진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승률 5할에서 -7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다. NC는 11승6패로 2위다. 개막 이후 한번도 연패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NC는 4월 성적 4승17패로 호된 신고식을 했다. 하지만 전력이 급성장한 2년차 4월은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선발은 여전히 강하고 걱정했던 불펜진도 기대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남은 경기는 충분하고 시즌은 길다. 하지만 LG는 지금이 큰 위기다. 빨리 헤쳐 나오지 못하면 힘겨운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다크호스 NC는 거침없이 나가고 있다. 창단 2년째 4강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탄탄해진 마운드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 LG, 큰 위기다

4승1무11패. LG의 시즌 출발은 힘겹기만 하다. 지난해 10승6패로 시작했던 초반 16경기와는 정반대다. 특히 5할 승률에서 7경기나 더 패한 -7은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지난해 LG가 가장 성적이 나빴을 때도 5할에서 -6이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회복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올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팀간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 감독들은 승률 5할에서 -10까지 몰리면 4강 진출이 굉장히 힘들다고 이야기 한다. LG는 분명 큰 위기에 직면했다. 시즌 초반이라고 마냥 여유롭게 경기에 나설 때가 아니다. 이번 주에 좋은 흐름을 찾지 못하면 힘겨운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LG는 이번 주 삼성과 KIA를 상대로 정말 중요한 6연전을 치른다.


● LG, 팀방어율 1위에서 최하위로 추락

지난해 LG는 팀방어율 3.72로 19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선발진은 3.92로 2위, 불펜은 3.40으로 리그 1위였다.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올 시즌 LG 투수진은 흔들리고 있다. 선발투수진의 방어율은 4.95로 7위에 머물러 있고, 불펜진은 5.67로 충격적인 최하위다. 초반 16경기의 성적이지만 분명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LG는 16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차례도 연승을 못했다. 한 차례 6연패를 했고 연장전에서는 1무4패다. 선발과 불펜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가 4차례밖에 없고 선발승도 겨우 2번이다. 1점차 승부에서 5전전패, 연장전에서 1무4패를 당한 건 LG가 자랑했던 막강불펜에 금이 간 결과다. 팀 전력의 중심은 투수력이다. 마운드가 재건되면 팀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국내파 선발진에 LG운명 달렸다

지난해 LG 류제국과 우규민, 신정락은 31승을 합작했다. 류제국은 12승을 기록했고 우규민이 10승, 신정락은 9승을 올렸다. 국내파 선발투수의 대활약은 LG가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됐다. 올해 류제국과 우규민은 각각 4차례 선발등판했지만 아직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난조를 보이고 있는 신정락은 골반통증까지 겹쳤다. 신재웅은 퓨처스리그에 있다. 좋은 투수, 좋은 타자, 좋은 팀으로 평가받으려면 꾸준해야 한다. 선발진이 살아야 불펜도 산다. 그래야 LG가 다시 부활할 수 있다.

NC가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하면서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찰리(왼쪽), 이재학(가운데)과 마무리투수 김진성이 팀의 주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NC, 막강 선발진 올해도 최고다.

NC 선발진은 지난해 최고였다. 퀄리티스타트 74회로 리그 1위였고 선발진의 방어율도 3.55로 단연 돋보였다. 찰리와 이재학이 방어율 1·2위를 차지했고, 에릭도 3.63으로 9위에 올랐다. 방어율 10위 안에 3명이 오른 팀은 NC뿐이었다. 올해도 NC 선발진은 강하다. 17경기에서 11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퀄리티스타트 성공률 65%는 지난해 60%보다 높다. 새 외국인투수 웨버는 4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찰리, 이재학, 에릭, 웨버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올해도 흔들림이 없다. 지난 19일 삼성전에서는 이민호가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는 기쁨도 맛봤다. 지난해 NC는 QS를 기록한 경기에서 37승34패의 전적을 올렸다. 올해는 7승4패로 승률 0.636이다.


● 부쩍 강해진 NC 불펜진, 새 역사를 쓴다

NC의 고민은 불펜이었다. 마무리로 낙점된 김진성이 과연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느냐가 숙제였다. 걱정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김진성은 벌써 5개의 세이브를 따냈고 단 한 차례도 블론세이브를 하지 않았다. 1점차의 터프세이브를 4차례나 했고, 2점차에서도 팀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가 안정되면서 불펜진도 강해졌다. 손정욱이 3홀드를 했고 손민한과 임창민은 4승3홀드를 합작했다. 여기에 원종현과 홍성용의 활약은 NC불펜에 청량제가 되고 있다. 원종현은 150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일약 필승조로 우뚝 섰다. 오버핸드에서 사이드암으로 바꾸면서 구위와 제구력이 향상됐다. 홍성용은 6경기에 나가 단 1안타만 허용했다. 독특한 투구폼과 뛰어난 제구력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무너뜨리고 있다. 김진성과 홍성용, 원종현은 모두 방출의 아픔을 겪은 선수들이다. 그들이 NC 불펜에서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NC는 21일 현재 팀방어율 3.94로 전체 1위다. 지난해 4.73으로 7위였던 불펜의 방어율도 3.92로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선발진은 여전히 강하고, 불펜진은 빠른 속도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고민했던 5선발 자리에는 이민호가 새로운 희망이 됐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충분히 4강의 꿈을 키워갈 만한 NC의 투수진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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