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채태인-박석민(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무엇보다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클린업트리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채태인(32)~최형우(31)~박석민(29)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8개 구단 중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형우는 팀이 치른 21경기에서 모두 4번타자로 나섰고, 채태인과 박석민은 상황에 따라 3번과 5번을 오가고 있다.
채태인은 타율 0.321(92타수 30안타)에 4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며, 최형우도 타율 0.316(79타수 25안타)에 3홈런 11타점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박석민의 방망이가 뜨겁다. 타율은 0.368(76타수 28안타)에 2홈런과 9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팀의 테이블세터가 부진해 타점을 쌓을 기회가 적었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파워와 정확도를 모두 겸비한 이들을 상대하는 상대팀 투수들은 머리가 아프다.
이들이 중심이 돼 돌아가는 삼성의 중심타선(3~5번)은 타율 0.328를 기록하고 있다. 3~5번 중심타선 타율은 2위 롯데(0.315)와 3위 SK(0.311)를 크게 따돌리고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꼴찌 한화(0.266)보다 무려 6푼 이상 좋은 성적이다.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타 구단은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타자를 적극 영입했다. 거의 대부분의 구단에서 외국인타자를 중심타선에 올려놓았다. 메이저리그 4번타자 출신 루크 스캇을 비롯해 롯데의 루이스 히메네스, 두산의 호르헤 칸투, LG의 조쉬 벨, 한화 펠릭스 피에, KIA의 브렛 필, NC 에릭 테임즈 등은 소속팀의 3~5번 중심타선에 포진해 폭발적인 타격을 뽐내고 있다. 넥센의 비니 로티노는 시즌 초반 하위타선을 형성했으나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며 2번으로 올라서더니 3번타자로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만 달랐다. 외국인타자가 올 시즌 3~5번 중심타선에 들어서지 않은 유일한 구단이다. 야마이코 나바로는 1번과 2번, 7번에만 섰다. 그러나 삼성은 중심타선을 짜는 데 있어서 별다른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번을 치는 이승엽이 종종 중심타선으로 들어올 때도 있었지만, 올해는 6번에서만 활약했다. 삼성의 중심타선은 지난해 중반부터 고정되기 시작했다. 채태인은 작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0.381을 올리며 ‘장외 타격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최형우는 29홈런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4번타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박석민은 3할대 타율과 언제든지 두 자릿수 홈런을 뽑아낼 수 있는 기복 없는 선수로 중심타선에 제격이다.
이들은 일취월장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3년 연속 우승한 2011~2013년보다 수치가 높다. 삼성은 2011년 이후 중심타선의 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2011년 타율은 0.278이었고, 2012년(0.285), 2013년(0.295)이었다. 타순이 고정되면서 이들이 더욱 힘을 내고 있다. 4년 연속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항해를 채태인~최형우~박석민 클린업트리오가 이끌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