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단짝 김신욱·손흥민, 월드컵 원정 8강 꿈을 쏜다

입력 2014-05-09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울산 김신욱(왼쪽)과 레버쿠젠 손흥민은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축구국가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다. 둘은 대표팀 내에서 ‘톰과 제리’로 불릴 정도로 절친한 사이다.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손흥민-김신욱 콤비의 활약 여하에 따라 홍명보호의 운명도 달라질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 생애 첫 월드컵 ‘행복한 동행’

홍명보 감독 최종 엔트리 23명 발표

‘조광래호’ 벤치 시절부터 함께 해온 단짝
대표팀서 애환 달래며 최고의 파트너로
평균 연령 25세…역대 가장 어린 대표팀
최전방·왼쪽 측면 공격 핵 8강 의기투합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축구국가대표팀 최종엔트리 23명이 8일 공개됐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풋살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엔트리를 발표했다.

평균연령 만 25세의 이번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대표팀과 비교해 가장 어리면서도 해외파의 비중은 가장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월드컵 경험자도 5명에 불과하다. 박주영(왓포드)이 브라질대회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고,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기성용(선덜랜드) 정성룡(수원) 등 4명에게는 2번째 월드컵 도전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장 ‘핫(Hot)’하면서도 확실하게 준비된 스타플레이어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경험은 영건의 패기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 김신욱(울산)과 손흥민(레버쿠젠)이 대표적이다. 대표팀에서 ‘영혼의 단짝’으로 불려온 둘은 최전방과 측면 공격을 이끌며 한국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진두지휘할 키플레이어들이다.


● ‘톰과 제리’로 불리는 대표팀의 간판 공격 콤비

K리그를 주름잡는 26세의 김신욱과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22세의 손흥민은 비록 활동하는 무대는 달라도 대표팀에선 둘도 없이 가까운 선후배 사이다. 마치 바늘과 실처럼 늘 붙어 다니며 허물없이 지낸다. 실없고 짓궂은 농담도 자주 주고받지만, 서로의 소속팀에서의 플레이를 놓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태극전사 동료들에게 둘은 ‘톰과 제리’로 통하지만, 이는 서로 천적이라기보다는 그만큼 관계가 각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강희호’ 체제에서 치러진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경기(1-0 한국 승)를 앞두고 김신욱은 손흥민에게 한 통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어쩌면 이번 경기가 우리가 함께 할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어. 그러니까 정말 재미있고 신명나게 뛰어보자.” 항상 밝아보였던 형이 보낸 따뜻한 문자에 동생은 마음으로 펑펑 울었다. 누구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운명. 소속팀에선 에이스로 통하지만, 적어도 대표팀의 일원이 되면 그렇지 못했다. 대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이라기보다는 조연에 가까웠다. 둘의 관계가 시작된 것도 이 같은 조연 신분일 때였다. ‘조광래호’ 시절이던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주전이 아닌 벤치 멤버로 뛰면서 서로의 고충과 애환을 털어놓았고,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 영광스런 첫 월드컵 도전, 당당하고 즐겁게!

‘홍명보호’에서도 둘이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기회는 극히 적었다. 김신욱이 지난해 동아시안컵을 끝으로 4개월 가까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단짝은 한동안 마주할 수 없었다. “김신욱이 투입되면 선수들의 플레이가 지나치게 단순해진다”는 홍명보 감독의 말은 큰 키(196cm)를 이용한 김신욱의 제공권에 대표팀이 의존한다는 자기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대표팀 복귀를 향한 김신욱의 절치부심 노력 덕분에 둘은 지난해 11월 스위스(홈)∼러시아(원정)와의 평가전을 통해 다시 뭉칠 수 있었다.

그렇게 찾아온 꿈의 무대를 향한 출발. 김신욱은 “분에 넘치는 선물을 받았다.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든 (손)흥민이와 함께 생애 첫 월드컵에서 가장 멋진 콤비 플레이로 가슴 아픈 일(세월호 참사)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