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지루할 틈이 없는 V리그 만든다

입력 2014-05-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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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워크숍선 ‘경기시간 단축’이 화두로
8초 서브룰 준수·세트간 휴식 3분 등 검토
합의판정 폐지·비디오판독 강화 여론 수렴

김수지 흥국생명행…부친-감독 친분 작용
LIG 선수들 소외계층 무료급식 봉사 훈훈

다가올 2014∼2015 V리그의 화두는 스피드업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16일 경기도 강촌 엘리시안에서 2014 통합 워크샵을 열었다. 남녀 7개 팀 감독과 13개 구단 사무국, KOVO, 심판, 전문위원, 미디어 등이 참석한 행사했다. 이번 워크샵에서 많은 의견이 나왔다. 눈에 띄는 것은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다.


● 갈수록 길어지는 배구 경기시간

배구인들은 가장 이상적인 배구 경기는 1시간30분∼2시간 이내로 끝나는 4세트 경기라고 한다. 방송중계에 유리하고 팬들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시간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2시간 이내로 끝내는 이유다. 그러나 V리그는 갈수록 경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표 참조>

남자 여자 팀의 경기가 이어서 벌어지면 두 번째 열리는 남자경기는 예정된 경기 시작시간인 오후 7시를 훌쩍 넘어간다. 그래서 KOVO는 경기시간 단축을 중요한 목표로 여긴다. 세트 사이의 시간(매 세트마다 3분으로 통일)도 줄이고 선수들의 불필요한 어필도 줄여 실제 경기시간을 단축하려고 한다. FIVB(국제배구연맹)는 이번 시즌부터 15초 룰을 시행한다. 한 플레이가 끝나면 다음 플레이를 15초 내에 하도록 결정했다.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우리도 서브를 8초 내에 넣는 룰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경기장에 8초를 체크하는 장비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사실상 비디오 판정인 합의판정을 없애려는 이유

이번 워크샵에서 분임토의를 거친 방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합의판정 폐지와 비디오 판독 룰의 수정이다. 최종결정 단계는 남았지만 많은 이들이 합의판정 폐지에 찬성한다, 그동안 명목상 합의판정이지 사실상 비디오 판독으로 변질됐다는 현장의 불만이 많았다. 심판의 재량으로 합의판정을 결정하다 보니 특정 팀과 감독에게만 합의판정 기회를 더 준다는 불만도 많았다. 그래서 합의판정을 폐지하고 비디오 판독의 횟수를 늘려 공평한 기회를 주고 경기시간도 단축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현장의 감독 선수들도 심판의 판정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어필을 줄여 팬들에게 서비스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한다. 관중들이 지루하게 느끼면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하고 우리 팀은 이겨도 감동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LIG의 바람직한 봉사활동

LIG손해보험은 15일 수원 매탄공원에서 ‘사랑의 밥차’ 봉사활동을 펼쳤다. 홀몸어르신들과 저소득계층에게 무료급식을 했다. LIG선수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식탁과 의자를 정리했고, 반찬과 간단한 음식 조리도 했다. LIG는 4월에도 경기도 광주의 ‘한사랑장애영아원’ 아이들과 함께 야외활동을 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외부활동이 힘든 영유아원 아이들과 곤지암 ‘도자공원’을 산책했다. LIG는 지난 시즌부터 ‘한사랑장애영아원’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추석과 크리스마스 때도 이곳을 찾았고 몇몇 선수는 매달 일정금액을 후원한다.

지역 팬과 친밀해야 하는 프로구단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사회봉사활동이다. 봉사활동은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사회봉사활동으로 선수들에게 세상의 어려움을 알려주는 것은 몇 시간 훈련 이상의 효과가 나온다.


● FA 2차 협상 마감 몇 시간 전에 나온 뒷얘기

20일 오후 6시로 FA 2차 협상이 마감된다. 여자부에서 많은 움직임이 있다. 관심선수는 현대건설 김수지, GS칼텍스의 정대영, IBK기업은행 이효희다. 김수지는 16일 흥국생명과 1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9800만원에서 7200만원이 올라 양효진(현대건설 2억5000만원) 한송이(GS칼텍스 1억8000만원)에 이어 연봉랭킹 3위가 됐다.

김수지의 아버지와 박미희 감독의 친분이 이번 결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가 필요한 인삼공사와 도로공사도 김수지를 탐냈으나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의 보상선수가 마음에 차지 않아 김수지의 흥국생명 행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금전보상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2차 협상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팀은 도로공사다. 정대영과 이효희를 탐낸다. 두 선수를 모두 영입하기에는 샐러리캡이 부담스럽다. 이효희는 1억2000만원, 정대영은 1억3000만원을 받았다. MVP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이효희의 시장가격은 2억원이다. 현역생활을 마친 뒤 기업은행의 정식직원으로 특채될 이효희의 1차 협상이 결렬된 것이 뜻밖이다.

FA 미계약선수 김사니가 변수다. 국내잔류 조건으로 2억5000만원을 요구하지만 흥국생명이 계약해서 이적시킬 경우 FA 보상금과 선수가 없어 매력적이다.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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