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헐값엔 안 보낸다”

입력 2014-07-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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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 ML 이적료 욕심보다 한국야구 위상 우선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스카우트들이 2일 마산구장을 찾았다. NC전에 선발등판한 SK 김광현(26)의 피칭을 보기 위해서였다. 김광현은 2이닝 4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하다가 3회초 종료 이후 쏟아진 빗줄기로 노게임이 선언돼 더 이상 던지지 않았다. 2회 3루수 박계현의 실책성 수비가 빌미가 돼 이후 연속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기에 우천순연에 김광현은 기쁜 낯빛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마산까지 발걸음을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기쁠 리 없는 비였다. SK도 이들의 움직임에 나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광현의 미국무대를 향한 강렬한 의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SK의 아이콘과 같은 투수이기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식의 일처리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SK의 확고한 자세다.

김광현이 시즌 후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려면 일단 9월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돼서 금메달을 따야 해외진출 자격 획득을 당길 수 있다. 김광현은 15경기에서 7승6패 방어율 3.79를 기록 중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소속팀 SK의 성적이다. SK가 4강조차 오르지 못하면 떠날 명분이 약해지고, SK는 2015년 김광현이 더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최대변수는 포스팅시스템(입찰제도)에서 김광현에게 관심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써낼 금액이다. SK가 이적료를 더 챙기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이 금액이 헐값이면 절대 보내줄 수 없다는 것이 SK의 솔직한 심정이다. 김광현과 SK는 물론, 한국프로야구의 위상 차원에서 곤란하다는 것이다. 류현진(LA 다저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다나카 마사히로(양키스) 등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특급투수 수요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SK 관계자는 “메이저리그가 헐값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하면 바로 거절하고 그 돈과 똑같은 액수를 SK가 김광현 연봉에 얹어주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마산|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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