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20승 투수 50홈런 타자 나온다

입력 2014-07-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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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4경기 시대를 보는 눈, 순기능과 역기능

경기수 늘어 사상 최초 200안타 가능해
선수연봉·입장수익 상승 천만관중 발판
강·약팀 전력차 커져…제도 뒷받침 필요


한국프로야구는 또 한번의 변혁기를 맞이하게 됐다. 내년 kt가 1군리그에 진입하면서 한국프로야구는 이제 10구단 체제 속에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올해 팀당 128경기에서 내년에는 무려 16경기가 늘어난 144경기(총 720경기)를 소화해야한다. 팀 확장과 경기수 증가는 한국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된다. 한국프로야구의 경기수 변천과 함께 144경기 체제가 몰고 올 변화들을 살펴본다.


● 한국프로야구 경기수 변천사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엔 팀당 80경기(전·후기리그 40경기씩)를 소화했다. 6개 팀이 참가해 시즌 전체 경기수는 240경기를 치렀다.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과 1984년엔 팀당 100경기(총 300경기), 1985년엔 110경기(총 330경기)를 소화했다. 7구단 빙그레(현 한화)가 들어온 1986년부터 3년간은 팀당 경기수가 108경기로 줄었지만 총 경기수는 378경기로 증가하게 됐다. 이어 1989년 120경기(총 420경기)로 확대됐고, 쌍방울이 1군 리그에 진입한 1991년부터 1998년까지 8년간 팀당 126경기(총 504경기) 체제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양대리그(드림·매직리그)를 도입한 1999년 팀당 132경기씩 소화했는데, 같은 리그 팀과는 20차전, 다른 리그 팀과는 18차전씩 치르면서 총 경기수는 528경기가 됐다. 이듬해엔 리그 구분 없이 팀간 19차전씩 치르면서 팀당 경기수는 133경기로 확대됐고, 총 532경기 체제가 자리 잡았다.

2001년부터 양대리그제를 폐지했지만 133경기 체제는 2004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004년 병역비리가 터지면서 선수 부족을 우려해 팀당 경기수는 1990년대처럼 126경기(총 504경기)로 환원됐다. 2009년 다시 133경기 체재로 복귀한 뒤 지난해 9구단 NC가 1군 리그에 들어오면서 팀당 128경기(총 576경기) 체제가 만들어졌다.

내년 10개 팀이 팀당 144경기·총 720경기를 치르는데, 프로야구 원년과 비교하면 33년 만에 4개 팀이 늘었고, 팀당 64경기(80%)나 증가하게 됐다. 총 경기수는 200% 확대됐다.


● 프로야구 파이 커지지만 경기력 저하 우려

정규시즌 팀당 144경기는 일본프로야구와 같다. 연간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보다 불과 18경기 적을 뿐이다. 경기수 증가는 여러 가지 순기능을 수반하게 된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파이가 커진다.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기록이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호재들이 나타날 수 있다. 한동안 사라졌던 20승 투수와 50홈런 타자가 등장할 수 있다. 여기에다 사상 최초 200안타 타자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다.

관중도 증가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2012년 연간 715만 관중수를 기록했는데 향후 800만 명을 넘어 향후 1000만 관중 시대로 가는 발판이 마련됐다.

수익도 기대된다. 입장수익은 물론 구단의 각종 마케팅 활동이 활성화되고, 프로야구 전체의 수익 다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방송사들도 경기수 증가로 광고 등을 통한 수익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계권료도 오르고, 선수들의 연봉도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급진적인 경기수 확대에 따른 역기능도 충분히 대비해야한다. 가장 큰 문제는 경기력 저하다. 내년 신생팀 kt가 들어오면 강팀과 약팀의 전력차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프로야구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 양적 팽창에만 몰두하다 오히려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프로축구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 구단 증설과 경기수 확대를 프로야구 발전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엔트리와 외국인선수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수반돼야한다.

일본은 현재 1군 엔트리를 28명 보유-25명 출전으로 운용하고 있다. 덕아웃에는 25명만 앉고, 나머지 3명은 출전도 못할뿐더러 덕아웃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한국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엔트리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3명 보유-2명 출전 외국인 선수 규정도 손볼 필요가 있다. 한 포지션에 3명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 또한 재고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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