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에게 나이는 숫자 “천천히 뛸 바에 은퇴한다”

입력 2014-07-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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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스포츠동아DB

벌써 160호 골…오늘 울산전 공격 본능 발동

맹수는 먹잇감을 눈앞에 두기 전까진 쓸데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목표물을 설정하는 순간, 득달같이 달려들어 상대를 제압한다. 순식간에 폭발적인 야성을 발휘하는 것이 맹수의 본능이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라이언킹’ 이동국(35·전북현대)도 마찬가지다.

이동국은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1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5라운드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도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팀의 2번째 골을 터트렸다. 개인통산 160호 골로 K리그 최다득점 기록을 또 한번 경신했다. 올 시즌 기록은 6골·3도움. 2개 부문 모두 팀 내 1위다. 이동국의 활약 속에 전북은 4-1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2위(8승4무3패·승점 28)를 달리고 있다. 선두 포항(9승3무3패·승점 30)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동국은 “우승하기 위해선 하위권 팀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각오였다”고 밝혔다.

전북은 16일 울산현대와 ‘2014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치른다. 양 팀은 ‘현대가 라이벌’이기도 하다. 전북의 선봉장은 역시 이동국이다. 전북은 20일 상주상무와의 K리그 홈경기, 23일 울산과의 K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13일 경남전을 시작으로 열흘간 무려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체력관리 역시 전북이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이동국은 베테랑다운 효율적 움직임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본인 입장에선 체력을 안배하고, 상대 입장에선 더 파괴력을 느낀다. 경남 이차만 감독 역시 “이동국은 전방에 박혀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처져 돌아나가면서도 득점 기회를 만든다. 한층 노련해진 움직임에 수비들이 더 힘들어졌다. 프로답게 몸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이동국은 “예전엔 무작정 뛰기만 했다. 그 때는 힘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 흐름에 따라 끊어줘야 할 때 많이 뛴다. 20대 선수들과 어울리다보니 누가 내 나이를 말하지 않으면 나도 나이를 모르고 지나친다”며 “나이를 먹었다고 천천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베테랑’이 걸어야 할 길을 아는 이동국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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