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타자라도…” 롯데 히메네스 딜레마

입력 2014-07-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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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 스포츠동아DB

타율·홈런·타점 곤두박질에 약점 노출 고민
아프다고 경기 빠지고 전력질주 안해 속앓이

시즌 타율이 0.335에 달하는 용병타자를 두고 ‘딜레마’라는 표현을 쓴다면 배부른 자의 투정처럼 보이기 딱 좋다. 그러나 롯데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고민’을 해야 정상일 상황이다. 롯데 외국인타자 히메네스(사진) 이야기다.

히메네스는 시즌이 흘러갈수록 타율 홈런(14개) 타점(54점) 등 주요 공격지표가 수직낙하하고 있다. 4월 0.414(5홈런 16타점), 5월 0.337(6홈런 25타점) 등 하늘을 찌를 듯했던 기세는 6월 들어 타율 0.310(2홈런 11타점)으로 주춤하더니 7월 타율이 0.200(1홈런 2타점)까지 곤두박질쳤다. 장점으로 꼽혔던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4월 1.245→5월 1.048→6월 0.877→7월 0.664로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대세 하락의 징조라 더욱 심상찮다. 타 구단들이 약점을 포착했다는 방증이다.

더욱 큰 문제는 타석에 서는 횟수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박종윤을 외야수로 돌리면서까지 히메네스를 1루수로 써보려 했으나 여전히 공수에 걸쳐 무기력하다. 최근 김 감독은 히메네스를 선발 라인업에서 곧잘 제외하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롯데에서는 ‘히메네스의 모국 베네수엘라가 내전에 휘말려 가족들의 입국이 늦어지고 있다’, ‘손바닥이 아프다’는 것을 슬럼프 이유로 들고 있다.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으나 롯데 안에서는 “결국 야구를 대하는 히메네스의 자세가 근본 문제”라고 지적한다.

툭하면 아프다고 경기에 빠지고, 베이스러닝을 할 때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다. 경기가 진행 중인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SNS를 들여다본 표시를 남기기도 했다. 일본 니혼햄에서 퇴출된 아픈 경험을 가진 선수가, “롯데를 마지막 팀으로 생각한다”던 선수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롯데는 6월 대반격으로 4위로 올라섰으나 7∼8월에 4강을 지킬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생각이 많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용병들이 힘을 내줘야 탄력을 유지할 수 있다. 히메네스의 각성 없이 롯데의 4강은 아득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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