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야기] 채태인, 함께하지 못한 두번의 KS…그 아픔 잘 알기에

입력 2014-11-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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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타자 채태인. 스포츠동아DB

■ 삼성 채태인

2011년 뇌진탕·2012년 타격부진 출전 불발
올 시즌 99타점…KS서 100타점 채우겠다

“우승만 하면 모든 게 잘 될 것 같다.”

삼성의 주전 1루수 채태인(32)은 가벼운 목소리로 우승을 되새겼다.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아로새기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3번째 우승반지를 넘본다. 함께 하지 못한 한국시리즈(KS)의 아픈 기억이 있어 누구보다 ‘가을야구’의 소중함을 안다. 2011년 KS에선 타율 0.133(15타수 2안타)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고, 2012년에는 부름조차 받지 못했다. 2011년 필드에서 넘어져 뇌진탕을 당한 뒤 혹독한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었다. 팔꿈치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다들 갖고 있는 뼛조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10월 6일 대구 두산전에서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스윙조차 하지 못했다. 또 뇌진탕 이후 고질병이 돼버린 어지럼증으로 전반기 막판을 쉬었다. 줄곧 정상 컨디션을 밑돌았지만 아파도 뛰고 또 뛰었다. 작년부터 이어져온 타격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픔 따위는 아무런 방해도 되지 못했다. 채태인은 어느 때보다 의욕을 다진다.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한 뒤,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계획이다. 수술과 재활까지 2∼3개월. 내년 시즌 활약에는 다행히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채태인에게 KS는 줄곧 아픔이었지만 작년부터 좋은 기억을 만들었다. 타율 0.345(29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며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5∼6차전에서 홈런포를 하나씩 터뜨렸다. 정규시즌 0.381의 높은 타율과 0.542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얻은 ‘장외 타격왕’이란 별명이 포스트시즌까지 영향을 끼쳤다.

올 시즌도 작년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492타수 156안타), 17홈런을 때렸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4경기 결장에 그쳤고, 99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했다. 류중일 감독은 “타격에 확실히 눈을 떴고, 올 시즌 활약으로 일회성이 아님을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KS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채태인은 “올해 걱정이 앞섰는데 타율 등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남긴 것 같다. 100타점을 못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마지막을 잘 장식하고 싶다”고 웃었다. 채태인은 정규시즌에서 채우지 못한 100타점을 위해 일찌감치 ‘가을야구’ 준비를 마쳤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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