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11안타 11득점 ‘1의 기운’ 화제

입력 2014-11-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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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가 열렸다. 삼성이 넥센에 한국시리즈 4승 2패로 통합 4연패에 성공한 뒤 류중일 감독이 헹가래 세례를 받고 있다. 잠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삼성 우승 뒷이야기

우승 세리머니는 윤성환 아이디어

삼성이 프로야구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날, 선수들은 가벼운 음주가무(?)로 뒤풀이를 즐겼다. 팀 숙소인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축승회에서 간단한 기념행사와 식사를 마쳤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승리의 여운을 맘껏 누렸다. 12일 오후 대구로 넘어간 선수단은 16일까지 휴식을 취하고, 팬들과 함께 하는 축승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몇몇 어린 선수들은 오키나와의 2군 마무리캠프에 합류할 수도 있다.


● 윤성환은 세리머니 제조사?

11일 열린 한국시리즈(KS) 6차전. 넥센 박병호가 친 타구가 우익수 방향으로 높이 치솟았고, 선수들은 덕아웃을 나와 당장이라도 마운드 위로 달려들 기세였다. 박한이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자 선수들은 방방 뛰며 마운드에 모여들었다. 마무리투수 임창용이 중간에 섰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를 둘러쌌다. 잠시 고개를 숙였던 임창용은 하늘을 향해 손가락 4개를 뻗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곧장 같은 동작을 하며 삼성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자축했다.

화제가 됐던 세리머니의 창시자는 6차전 승리의 발판을 놓은 ‘우완 에이스’ 윤성환이었다. 6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그는 동료들에게 세리머니를 제안했다. 4개의 손가락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의미한다. 그런데 작년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경쾌했던 세리머니의 제안자도 바로 윤성환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따냈고, 직접 세리머니까지 생각했으니 단연 윤성환을 위한 가을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11월11일, 등번호 1번과 4번째 1등(1111)

2014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긴 시즌이었다. 3월30일 막을 올렸고, 11월11일 한국시리즈 6차전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이날 6차전은 가장 늦게 열린 프로야구 경기였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으로 시즌이 연기되며 들어갔던 11월10일 KS 6차전이 종전 기록.

11월11일은 큰 의미를 남기기에 충분했다. 우선 1이 4개 겹친 11월11일 삼성은 4번째 1위(통합우승)를 차지했다. 숫자가 삼성의 우승을 예견(?)했을지도 모르는 일. 특히 삼성 구단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가 가장 먼저 흘러나왔다. 류중일 감독도 “지인이 문자 한통을 보냈는데 11월11일은 1이 4개니까 1등을 4번째 하는 날이라고 했다. 평생 못 잊을 것 같은 순간이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인상적인 것은 이날의 기록들. 이날 선발투수는 등번호 1번 윤성환. 등번호 1번인 투수가 4번째 한국시리즈를 완성했다. 그리고 삼성은 11안타 11득점으로 이날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만큼은 우주의 기운보다 무서운 ‘1의 기운’이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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