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넣어도 3골 허용하면 진다…슈틸리케호의 수비는?

입력 2015-01-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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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아시안컵 우승, 수비력에 달렸다

슈틸리케호, 높은 점유율 바탕 공격축구 강조
토너먼트 등 강한 상대 만날수록 수비가 변수

축구국가대표팀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을 앞두고 대회 개최지인 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해왔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전훈을 통해 선수들에게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줄기차게 주문했던 ‘1골을 허용하더라도 2골을 넣어 이기는 축구’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목표인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선 수비를 간과해선 안 된다. 조별리그 이후 펼쳐질 8강 토너먼트에선 많은 골을 넣어 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실점을 최소화해야 경기를 더 쉽게 풀어갈 수 있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도 수월하다. 역대 아시안컵 결과를 살펴보면 수비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제13회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선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채 5골을 뽑았다. 그러나 이란과의 8강전에서 4골을 허용하며 3-4로 패해 일찌감치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강한 상대를 만날수록 수비력을 잘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경기였다.

한국은 2007년 제14회 아시안컵에선 조별리그를 1승1무1패로 어렵게 통과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3골밖에 얻지 못했다. 실점은 3골이었다.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핌 베어벡 감독은 경기력 하락으로 엄청난 비난을 샀다. 그러나 8강전부터 팀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안정된 수비력과 높은 볼 점유율을 앞세운 대표팀은 8강전∼준결승∼3·4위전을 모두 무실점으로 마쳤다.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강력한 수비를 토대로 결국 3위를 차지했다.

수비의 중요성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도 증명됐다.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 비해 공격력은 떨어졌지만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앞세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독일은 16강전 이후 결승전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2골만 내줬다. 8강전과 결승전에선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1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직접 지휘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포백을 기본으로 한 수비전술을 주로 활용했다. 간혹 스리백도 사용했지만, 기본적 전술을 포백이었다. 4일 2-0으로 승리한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포함해 5차례의 평가전에서 모두 4골을 허용했고, 3차례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만족스러운 수비력은 아니었다. 평가전과는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 아시안컵에선 ‘슈틸리케호’가 얼마나 더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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