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지붕 흔들려도 경기장 가득 메운 축구팬

입력 2015-01-1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EPL은 악천후와 전쟁중

2015년 새해부터 영국 전국 축구단들은 거친 날씨가 계속되면서 악천후와 맞서 싸우고 있다. 11일(한국시간) 전국적으로 비바람이 거세지면서 잉글랜드의 하위리그 경기들은 대거 취소됐고, 상위리그 구단들은 어떻게든 안전하게 경기를 진행시키려 분주했다. 몇몇 구장에는 영국축구협회에서도 인원을 파견할 정도로 안전에 만전을 기울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취소가 가장 유력했던 경기가 바로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 맨체스터시티의 대결. 시즌 전반기 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에버턴과 첼시와 함께 리그 우승 후보팀으로 꼽히고 있는 맨체스터시티의 대결을 보기위해 약 4만명의 관중이 몰렸다. 그러나 아침부터 강한 바람이 불었고, 경기장 개장시간이 지연되며 악천후로 인해 경기장 위지붕이 흔들리기까지 했다. 팬들의 안전을 우려해 영국축구협회에서 뒤늦게 긴급 안전검사를 한 뒤에야 경기는 진행됐다. 이날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29분 페르난지뉴의 골로 앞섰지만 에버턴의 스티븐 네이스미스가 4분 뒤 동점골을 넣어 경기는 1-1로 끝났다. 같은 시간 첼시는 뉴캐슬을 홈에서 2-0으로 제압하면서 다시 맨체스터시티와 2점차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선덜랜드와 리버풀의 대결 중에도 바람으로 인해 추위에 떠는 많은 팬들이 중계에 잡히고 축구장 곳곳에 많은 쓰레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비추자 한 채널의 해설진은 “영국 축구계는 악천후와 전쟁중이다. 경기장에서 직접 관전하는 팬들 모두 안전하길 바란다”며 입을 모을 정도였다.

경기가 취소되기 전 극적으로 진행된 또 다른 경기는 바로 김보경의 카디프시티와 풀럼의챔피언십 경기였다. 카디프가 2012년 이후 약 3년만에 홈 상징색을 다시 파랑색으로 바꾸기로 한 첫날, 경기 시작 몇 시간전부터 궂은 비바람에도 팬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날씨 때문에 대중교통이 마비되며 특히 일부 좌석 스탠드가 날아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영국축구협회에서 나온 경기매니저가 안전상 문제로 경기 취소를 고려하라고 구단에 통보했지만 카디프는 일손을 긴급히 대거 투입해 스탠드를 고치고, 위험한 부분에 앉은 팬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힘겹게 경기를 진행시켰다. 한동안 논란의 중심이 된 카디프시티 빈센트탄 구단주가 구단 서포터즈 대표들과 장시간 상의한 끝에 극적으로 구단 홈 상징색을 파랑색으로 환원시키면서 이날 카디프시티는 진정한 ‘파랑새’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홈색을 빨간색으로 바꾼 빈센트탄 구단주는 결국 팬들 의견을 수용했다. 이날 카디프는 풀럼을 1-0으로 제압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