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WTF 총재 “세계태권도선수권에 北 장웅 ITF 총재 초청”

“ITF 초청은 처음…긍정적인 답 기대”
참가땐 ‘국기’ 태권도 역사상 첫 교류

태권도 남북교류의 물꼬가 틀까.

조정원(사진)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5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장웅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와 시범단을 공식 초청했다”며 “조만간 답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총재는 이어 “1월 중순 ITF 측에 세계선수권 초청장을 보냈다. 독일오픈과 크로아티아오픈에서 각국 태권도협회 차원의 초청은 있었지만 연맹에서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태권도 국제경기단체인 WTF 소속 선수만 참가했다. 북한이 주도하는 ITF 소속 선수들은 참가하지 못했다. ITF는 독일과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태권도대회에 참관해 WTF의 규칙 등을 상세히 점검한 바 있다. ITF가 WTF의 초청을 받아들여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면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있는 ‘국기’ 태권도가 역사상 첫 교류의 발걸음을 뗄 것으로 기대된다.

긍정적인 기류는 작년 8월부터 시작됐다. 조 총재는 중국 난징유스올림픽에서 장웅 총재와 간담회를 갖고 양측의 합의의정서를 체결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입회한 가운데 교류의 물꼬를 텄다. 합의서는 “양측 태권도 단체를 인정하고 태권도 수련생이 양쪽 대회에 교차출전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조 총재는 “우리 측 경기 규칙을 따른다면 언제든 출전을 환영한다고 했다. 장웅 총재와 ITF 시범단의 개막식 공연을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태권도가 2020도쿄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됨으로써 도쿄올림픽과 도쿄패럴림픽에 나란히 서게 됐다. 패럴림픽 규모 및 체급은 2016년과 2017년 열릴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조 총재는 “2016리우올림픽의 성과를 보고 현재 남녀부 4체급에서 최소 한 체급 이상 증설한다는 논의를 바흐 위원장과 나눴다. 가능성을 엿봤고, 우리의 노력을 인정받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