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송은범을 밀착해서 지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송은범을 두고 “SK 시절보다 좋다”는 평가를 내리며 올 시즌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SK 때보다 좋은 공 몇개씩 나오고 있다
볼에 변화 주는데 집중…발전하는 과정
좁아진 S존에 위축된 폼 새로 다듬는 중”
한때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던 특급 투수. 그러나 한때는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렸던 평범한 투수. 전자는 ‘SK 송은범’이고, 후자는 ‘KIA 송은범’이다. 지난해 말 프리에이전트(FA)로 4년 34억원의 조건에 한화로 이적한 송은범(31)은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
부활 여부의 기준은 사실 간단하다. 바로 ‘SK 송은범’으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KIA 송은범’으로 남느냐다.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일도 간단하다. 바로 SK 시절 그를 국내 정상급 투수로 성장시킨 뒤 다시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김성근(73) 감독이다. 김 감독은 1월부터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며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그만의 느낌이 있을 터. 김 감독은 짧게 한마디로 정리했다.
“SK 시절보다 좋아.”
선수 평가에 있어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김 감독의 입에서 나온 얘기다. ‘SK 시절만큼’이라고 해도 희망적인데, ‘SK 시절보다’ 좋다니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물었다. “KIA 시절보다 좋다고요?”
그러자 그는 웃었다. “SK 시절보다 좋다니까.”
김 감독은 “분명 SK 시절보다 좋은 공들이 몇 개씩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은 던질 때 기복이 조금은 있는데, 게임 때 보니 SK 때보다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은범은 2월 11일 고치에서 열린 홍백전에서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며 2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감기몸살이 걸린 상태에서 첫 실전등판에 나섰는데 최고구속 148km를 찍었다. 그리고 오키나와로 넘어가 21일 삼성전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24일 야쿠르트전에선 3이닝 6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일부러 볼에 변화를 주는 데 집중하더라. 전력투구가 없었다. 무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발전해 가는 과정에 있다”며 결과보다는 과정에 주목했다.
송은범은 SK 시절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뒤 꽃을 피웠다. 2007년 6승, 2008년 8승을 거두더니 2009년 12승3패(방어율 3.13)를 기록하며 국내 대표적인 우완투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에도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오가며 SK가 왕조를 구축하는 데 핵심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3년 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된 뒤에는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SK 시절과는 전혀 다른 송은범이 돼버렸다. KIA에서 2년간 62경기(123이닝)에 등판해 5승14패, 6홀드, 2세이브, 방어율 7.46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왜 KIA에서는 부진했을까.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구위 문제라기보다는 다른 환경 요인을 주목했다. “은범이는 볼 자체가 깨끗한 편이라 좌우 코너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작아졌고, 특히 좌우 폭이 좁아졌다. 좌우 끝을 잘 활용하는 아이인데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받으면서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공을 던질 때 팔을 시원스럽게 뿌리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폼이 작아졌다”고 진단하면서 “캠프에서 다시 폼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도 깜짝깜짝 놀랄 만큼 SK 시절보다 좋은 공들이 몇 개씩 나오고 있다. 시즌 때 그것만 나오면 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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