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막하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 40대 젊은 사령탑들이 대거 등장해 신선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울산 윤정환, 제주 조성환, 전남 노상래, 인천 김도훈 감독(왼쪽부터)은 40대 돌풍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K리그·인천 프로축구단
● 글 싣는 순서
1. K리그 득점왕 노리는 ‘용병’은?
2. 젊은 사령탑들의 당찬 도전
3. 키워드로 살펴본 2015시즌
4. 2015시즌 관전포인트
2015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 서서히 움트는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기지개를 켠다. 3월 7일과 8일 울릴 힘찬 팡파르 속에 9개월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클래식 12개 팀의 목표는 저마다 제각각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모두 ‘생존’을 기본으로 ‘전진’과 ‘도약’을 꾀한다는 것일 터. 열정과 열망으로 가득 찰 초록 그라운드와 스탠드의 뜨거운 함성을 기다리며 클래식 개막특집 시리즈를 준비했다.<편집자 주>
서정원·최용수·황선홍 기존 감독 비롯
윤정환·조성환·노상래·김도훈 새 얼굴
소통·현대축구 변화 빠른 적응 등 장점
구단주의 먼 미래 내다보는 지원 필요
새 시즌 K리그 클래식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젊은 사령탑들의 경쟁이다. 12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40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만날 때마다 늘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해온 수원삼성 서정원(45) 감독과 FC서울 최용수(42) 감독, 지난해 2% 아쉬운 성과를 낸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46) 감독, 일본 J리그에서 성공적인 이력을 쓰고 K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현대 윤정환(42) 감독, 진짜 도약을 꿈꾸는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45) 감독과 전남 드래곤즈 노상래(45) 감독, 조용한 반전을 꿈꾸는 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훈(45) 감독 등 40대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2014시즌을 앞뒀을 때만 해도 박종환(77·전 성남FC), 이차만(65·전 경남FC) 등 ‘올드보이’들의 복귀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는 연령대가 대폭적으로 낮아졌다. 심지어 챌린지(2부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클래식으로 승격된 대전 시티즌(조진호·42)과 광주FC(남기일·41)도 40대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특히 윤정환, 조성환, 남기일 감독은 K리그의 한 시절을 풍미한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전 부천SK(현 제주) 감독의 축구를 경험한 후계자들이란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젊은 감독들을 둘러싸고 항상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소통과 편안한 리더십이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딱딱한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이면서 편안한 관계를 통해 좀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대표적 구단이 수도권 라이벌 수원과 서울이다. 수원은 ‘스마일보이’로 통하는 서 감독의 부임 이후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역시 최 감독의 ‘형님 리더십’ 덕분에 긍정의 팀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축구에 금세 적응하고 변화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도 40대 젊은 감독들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젊은 지도자를 고용하는 이유가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을 때다. 지도자를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행태를 보이는 비상식적 구단들이 여전히 많다. ‘지도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우도 부실하게 하는 구단들이 있다. 특히 프로 초보 감독들에게는 몹시 빈약한 조건을 제시하곤 한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다년 계약을 보장해 서서히 팀을 만들고 성과까지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꾀하는 팀은 많지 않다.
시행착오를 감수할 준비도 돼 있지 않다. 당장이 급하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금세 내치고는, 휘하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가 시즌이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 새 사령탑을 물색하기 일쑤다. 이렇게 되면 젊은 지도자들은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75%나 되는 40대 감독들의 지략 대결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