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앞에서 우승” 박인비, 약속 지켰다

입력 2015-03-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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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골퍼 박인비. 사진제공|마니아리포트

가족이 응원 왔을때마다 우승으로 화답
두 살 터울 동생과도 약속 후 ‘우승 선물’

“동생 앞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5번째 대회인 HSBC 위민스 챔피언스 1라운드 경기를 공동선두로 마친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몇 차례나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응원을 온 두 살 터울의 동생(박인아)을 위해서였다.

박인비는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에서 개인통산 12승을 기록 중이었다. 대부분의 우승 순간에는 가족이 함께 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신고했을 때는 부모가 지켜봤다. 이후 긴 우승 침묵에 빠졌던 그녀는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4년 만에 우승했다. 당시에는 남자친구였던 지금의 남편 남기협 씨가 옆에 있었다. 둘은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그리고 2013년 ‘골프여왕’ 등극의 신호탄이 됐던 혼다 타일랜드에선 할아버지에게 우승의 기쁨을 선물했다.

이처럼 가족 모두가 박인비의 우승을 지켜봤지만, 정작 동생은 언니의 우승을 직접 보지 못했다. 박인비는 그 사실을 지난달에 알았다. 박인비는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모두 우승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월 열린 바하마 클래식 때 응원을 왔던 동생이 ‘왜 내가 응원할 때는 우승하지 못하냐’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진작 얘기를 하지 그럼 빨리 우승했을 텐데’라며 동생에게 ‘곧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동생과의 약속은 박인비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그녀는 “큰 약속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람의 말 한마디나 가족의 응원도 동기부여가 된다. 동생과의 약속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며 기뻐했다.

싱가포르에서 LPGA 투어 통산 13번째 우승을 따낸 박인비의 다음 목표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그때는 가족 모두가 함께 하길 바라고 있다.

싱가포르|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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