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더블보기 후 폭풍버디… 박인비 제치고 LET 생애 첫 승

입력 2015-03-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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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이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1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처음 우승을 한 유소연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미션힐스(Paul Lakatos 촬영)

■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4R 7번홀 더블보기 후 버디 4개 몰아쳐
합계 13언더파 279타…1타차 역전승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노리는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꺾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유소연은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코스(파73)에서 열린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6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더블보기와 보기 1개씩을 적어내며 4언더파 69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박인비(12언더파 280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LET 우승은 처음이다. 유소연은 2011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LPGA로 진출했다. 2012년 제이미파 톨레도 클래식, 2014년 캐나다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3라운드까지는 단독 선두를 달린 박인비의 우승에 관심이 모아졌다. 8일 싱가포르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72홀 ‘노보기’ 경기를 펼치며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2주 연속 우승에 기대가 컸다.

출발은 좋았다. 2라운드까지 8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주춤하며 타수 차를 벌리지 못했다. 박인비는 2타 밖에 줄이지 못했고, 유소연은 이날만 8타를 줄이며 박인비를 1타 차로 추격했다. 3라운드가 끝난 뒤 박인비는 평소답지 않게 긴장했다. 그는 “내일은 더 강한 상대가 될 것 같다. 오늘보다 더 잘 쳐야 우승할 수 있다. 좀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서 치겠다”라며 불안해했다.

박인비는 누구보다 유소연을 잘 안다. 특히 뒷심이 좋은 선수이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유소연은) 개인적으로 친한 동생이다. 그러나 ‘스나이퍼’라는 별명처럼 승부욕이 강하고 마지막 날 강한 선수다”라며 견제했다.

박인비의 예상대로 유소연은 마지막에 강했다. 1번홀에서 보기로 출발한 유소연은 7번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한때 3타 차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박인비의 우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유소연은 이후 4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특히 17번홀(파4)에서의 버디는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공동 선두에서 유소연이 극적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다시 1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유소연은 “7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했을 때만해도 ‘오늘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엔 우승에 집착하지 말고 한 홀 한 홀 집중하자라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평소 (박)인비언니의 멘탈이 부러웠는데 오늘은 그런 집중력이 나에게 찾아왔다. 시즌 5번째 대회 만에 우승하게 돼 더욱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단체전에서는 유소연과 박인비가 합계 25언더파 559타를 기록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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