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임창용.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9일 LG전 세이브로 올 시즌 블론세이브 징크스 훌훌
12번째 세이브로 구원 공동 1위 복귀
“이제 안 좋았던 게 다 풀려서 속이 시원하다”며 함박웃음
“안 좋았던 게 다 풀려서 속이 시원하네요.”
삼성 마무리투수 임창용(39)의 얼굴은 유독 밝았다. 29일 잠실 LG전에서 4-1 리드를 지키고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따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올 시즌 유일하게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이제 다 풀렸다”며 활짝 웃어 보인 이유가 있다.
임창용은 올해 19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단 두 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나머지 경기는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그 두 경기에서만 7점을 내줬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가 모두 LG전(4월5일 잠실 2실점, 4월28일 대구 5실점)이었다. 게다가 당시 선발투수는 두 번 다 차우찬. 28일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임창용이 직접 차우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을 정도다. 이날 차우찬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뒤 또 다시 LG전 마운드에 올라가는 임창용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다행히 안 좋은 징크스는 재현되지 않았다. 9회초 모습을 나타낸 임창용은 대타 박용택을 2루수 땅볼, 이병규를 중견수 플라이, 한나한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임창용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응어리 하나가 쑥 씻겨 내려갔다. 임창용은 “솔직히 이전 경기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만 해도 아무래도 긴장하고 던지게 됐는데, 이제 다 없어진 것 같다”며 “LG전에서 우찬이 승리를 지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제 임창용은 거칠 것이 없다. 스프링캠프 때 “지난해보다 더 좋은 보습을 보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고, 그 다짐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재 10개 구단에서 가장 견고한 마무리 투수가 바로 임창용이다. “구원왕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목표에도 한 발씩 다가가고 있다. 이날 시즌 12호 세이브와 함께 SK 윤길현과 공동 1위로 복귀했다.
그래도 임창용은 그저 “모든 건 시즌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 앞으로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게 꾸준히 잘 던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환한 웃음을 섞어 ‘진짜’ 목표를 덧붙였다. “앞으로도 우찬이는 물론 다른 투수들 승리까지 잘 지켜줘야죠.”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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