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범현 감독-롯데 이종운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 사령탑의 대화 주제는 바로 ‘박세웅’이었다. 롯데 박세웅은 3연전 첫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kt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2승째(7패)를 거뒀다. 개막 후 승리가 없어 고전했지만,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 이어 2연승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사실 kt는 박세웅의 친정팀이다. 5월 초 양 팀이 5대4 트레이드로 선수 9명을 맞바꾸면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kt에 1차 지명돼 퓨처스리그(2군) 북부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던 그는 올해 kt가 1군에 올라온 뒤로도 기대를 모았던 신예다.
조범현 감독도 박세웅에 대한 애틋함을 갖고 있다. 비록 2군이었지만 신인으로 입단 첫 해부터 에이스 역할을 했고, 향후 kt 마운드를 이끌어갈 기대주였다. 하지만 타선 보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은 이 감독에게 “(박)세웅이가 정말 좋아졌더라. 그동안 힘으로만 던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 잘 고쳐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박세웅을 칭찬했다. 비록 박세웅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으며 1패를 떠안았지만, 옛 제자의 성장이 반갑기만 했다.
롯데 입장에서 박세웅은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선발투수다. 마운드에 젊은 투수들이 부족한 팀 사정상, 반드시 키워내야만 한다. 이 감독도 흐뭇한 미소로 조 감독의 칭찬에 화답했다.
수원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