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복귀 한현희 “선발 갈증 불펜서 푼다”

입력 2015-08-03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한현희는 올 시즌 팀의 선발진 강화 특명을 받고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의 선발 변신 도전은 험난했다. 한현희는 다시 팀의 마운드 전략 개편에 따라 불펜투수로 임무를 바꿨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풀타임 선발 노렸지만 높아진 방어율
“내가 믿음 못줘…불펜서 보탬 되겠다”


“아쉽지만 제가 믿음을 못 드린 것 같아서….”

넥센 필승조 한현희(22)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반기 동안 입었던 선발투수 옷을 벗고 익숙한 불펜으로 돌아왔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발이 무너지는 경기는 그날로 끝나지만 필승조가 지면 그 여파는 2∼3경기 이상 갈 수밖에 없다”고 뒷문 강화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홀드왕(2013∼2014년)’을 차지했던 한현희가 다시 필승조로 복귀했다. 선발 아쉬움 속 맞이한 불펜이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치솟은 방어율, 내릴 때까지 내리고 싶다


선발수업은 어려웠다. 3차례 시범경기에서 1승, 방어율 1.38로 연착륙 가능성을 보였지만 실전은 달랐다. 정규시즌 첫 등판인 3월 29일 목동 한화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지만 2번째 등판이었던 4월 4일 목동 SK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연신 불안한 모습에 대량실점도 잦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준비와 실전 경기는 많이 다르더라. 항상 100% 전력으로 던질 수도 없고 강약 조절을 하면서 상대를 대하는 요령이 필요했다. 어떻게 끌고 나갈지 계획이 서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체력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한 차례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6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며 잠시 안정감이 생겼지만 이어나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그는 “볼카운트가 몰리면서 타자와의 승부가 어려웠다. 나는 자신 있게 못 던지고, 반대로 타자는 자신감을 갖고 들어오더라”면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노력했고, 그러면서 볼 개수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필승조로 복귀했다. 1일까지 8승4패2홀드, 방어율 5.38을 기록한 그는 “방어율이 너무 높고, 이닝이 많아서 좀처럼 방어율이 내려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면서도 “4점대 초반까지 낮추고 싶다”고 전했다.


● 불펜서 무조건 전력

불펜은 협업이다. 1이닝에서 2이닝 정도 주어진 역할만 소화하면 된다. 그는 “불펜은 같이 던질 수 있는 형들도 있고, (조)상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로 위할 수 있는 동료가 있어 부담감을 덜고 한결 편안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예전처럼 점수차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전력으로 상대타자를 잡아나갈 생각이다.

그는 올 시즌 13개의 홈런을 허용했는데 모두 좌타자에게 내줄 만큼 좌타자 승부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 성격으로 개의치 않았다.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타자들이 많다. 앞으로 전력을 다해 던질 것이고, 새롭게 장착한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좌타자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은 잠수함 투수의 성공요소이기도 하다. 그는 “무조건 상대를 막고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마산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