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돔구장 시대’가 시작됐다

입력 2015-09-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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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7년의 산통 끝에 마침내 세상에 태어났다. 서울시는 15일 준공검사를 마친 기념으로 미디어데이를 열고 내부시설을 공개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7년만에 베일 벗은 ‘고척스카이돔’…그러나, 아직도 산적한 숙제들

사업비 1948억원·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만3876m²의 완전돔구장 형태
서울시-넥센 운영권 협상 여전히 대립
교통정체·주차난 해결 등 숙제도 산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척스카이돔’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서울시는 15일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의 준공검사를 기념해 미디어데이를 열고 언론에 내부 시설을 공개했다.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430번지(고척동 63-6번지 일대)에 총 사업비 1948억원(서울시 공식 발표)을 투입해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만3876m²(건축면적 2만9120m²) 규모의 완전돔(Full-Dome) 형태로 지어진 고척스카이돔은 2009년 2월 첫 삽을 뜬 이후 약 7년간의 산통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척스카이돔의 완공으로 한국야구에도 돔구장 시대가 펼쳐지게 됐다. 세계 최초의 돔구장인 미국 휴스턴 애스트로스돔이 1965년 문을 연지 50년만이며, 일본 도쿄돔이 1988년 개장한 이후 27년만이다.

고척스카이돔이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2007년 말 철거된 동대문야구장을 대체하는 아마추어전용야구장으로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야구 붐이 일자 서울시가 즉흥적으로 프로야구단 유치로 방향을 전환해 하프돔 형태에서 완전돔 형태로 설계를 변경했다. 그러면서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더군다나 아직 고척스카이돔을 사용할 프로야구단을 유치하지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가 유력한 입주 후보지만, 연간 80억∼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돔구장 운영비용이 문제다. 서울시와 히어로즈가 운영권과 광고권 등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양측의 첨예한 줄다리기가 거듭되고 있다. 서울시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한 이상 프로야구 경기와 공연 등을 유치해 수익을 올려야 하지만, 모기업의 지원 없이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히어로즈로선 서울시가 내민 조건에 입주할 경우 파산까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또 1만8076석에 불과한 관중석 규모에다 상습 교통정체 지역, 협소한 주차장 시설 등은 흥행을 보장하기 어려운 환경들이다.

서울시 고인석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국야구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고척스카이돔이 국내 최초 돔야구장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체육복합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서울 서남권지역의 랜드마크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척스카이돔이 다목적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지, 끝내 많은 사람들의 우려대로 애물단지로 전락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울시는 이날 고척스카이돔 개장 기념으로 서울대 야구부와 여자야구대표팀의 친선경기를 열었다. 10월 한 달간 시운전 및 시범운영을 거친 뒤 11월 공식 개관식을 할 계획이다.

고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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