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만까지 부른 삼성, 지키는 야구 AGAIN

삼성 김대우-안지만(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여론 감수하고 마무리 투입 결정
김대우 영입 이어 불펜 재건 정점

2005∼2006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직접 이끌었고 2010년대 삼성 전성기의 토대를 다진 선동열 전 감독은 “선수시절 해태 유니폼을 입고 삼성과 3차례(1986·1987·1993) 우승을 다퉜다. 삼성에 매우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차이는 마운드 전력이었다. 단기전 승부는 역시 누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투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선 전 감독은 삼성에서 오승환(세인트루이스), 권오준, 권혁(한화), 안지만 등 불펜 투수를 대거 육성해 지키는 야구로 팀을 탈바꿈시켰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내야 수비, 작전 전문가지만 선 전 감독의 설계를 그대로 받아들여 강력한 불펜으로 통합 4연패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성했다.

지난 시즌 후 삼성은 불법 해외원정도박으로 임창용이 방출됐고, 같은 혐의로 안지만이 장기간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리그를 지배했던 불펜에 균열이 생겼다. 안지만의 정상기용이 불투명했던 최근까지 류 감독은 불펜 재건에 전력을 기울였다. 장필준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심창민이 마무리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했다. 채태인(넥센)을 내주고 잠수함 투수 김대우를 트레이드하며 불펜 투수를 더 두텁게 했다. 류 감독은 안지만은 5∼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와 첫 원정 3연전에 투입하기로 결단을 내리면서 삼성은 불펜의 양적 팽창에 정점을 찍었다. 류 감독은 “안지만이 우리 팀 마무리다. 어려운 상황에서 1군에 올라온 만큼 무조건 잘해야 한다. 김대우는 지금 모습이 시즌 내내 이어지길 바란다.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심창민과 장필준도 리드하고 있는 경기를 지키는 역할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 시즌 박석민(NC)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가 이적하며 장타력이 크게 약화됐다. 류 감독이 많은 비난 여론 속에 안지만을 1군에 부르며 다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불펜을 확보하며 선두권 경쟁을 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