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류중일감독, 장성호 kt행 사연 공개
“영입했다면 자욱인 1군에 없을수도…”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삼성 류중일(사진) 감독은 KIA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사전 취재를 하고 있는 KBSN 장성호 해설위원을 보자 “아이고 아깝데이∼ 빨리 다시 유니폼 입어라”며 농담을 했다. 장 위원이 호탕하게 웃으며 미소로 대신 답하자 류 감독은 “2014시즌 끝나고 우리 팀 오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다른 팀(kt)가더라. 2∼3년 잘 써먹을 수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장 위원은 2014년 시즌이 끝난 후 롯데를 떠났고, KIA 시절 옛 은사였던 조범현 감독의 kt에 입단했다. 시즌 초반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지만 49경기에서 타율 0.309를 기록한 뒤 다시 타구에 맞아 오른쪽 정강이 골절로 은퇴를 결정했다. 신생팀 kt의 1군 데뷔시즌 팀 최고참으로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었고, 개인적으로는 2100안타를 기록하는 유종의 미였다. kt는 장성호와 더 함께하고 싶었지만 팀에 짐이 되지 않겠다며 은퇴했고,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이날 류 감독의 발언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깜짝 고백이었다. 2014년 말 삼성이 장 위원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류 감독은 여전히 미소 짓는 장 위원을 보며 다시 한번 “아깝다”고 한 뒤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는 “그런데 만약 2015년 장 위원이 우리 팀 있었으면 구자욱을 쓰지 않았을 것 같다. 인생이라는 게 참 기가 막히다. 지난해 신인왕까지 했는데. 나중에 구자욱이 FA로 대박나면 장 위원에게 인사 크게 해야겠다”며 웃었다.
구자욱은 지난해 채태인(넥센)의 부상 속에 삼성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으며 143안타 타율 0.349로 신인왕에 올랐고 삼성의 현재이자 미래가 됐다. 류 감독의 말처럼 인생의 축소판인 그라운드에서 엇갈린 인연은 참 묘하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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