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었던 ‘잠실 어린이날 더비’

입력 2016-05-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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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LG가 연장 접전 끝에 8-7 승리를 거뒀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매진을 기록한 잠실야구장에 수많은 야구팬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두산 1996년부터 이어온 전통
연장 10회 끝내기 실책으로 LG 승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 두산과 LG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잠실구장 2만6000석을 꽉 채운 팬들을 한껏 달아오르게 만든 화끈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팽팽한 승부의 승자는 LG였다. LG는 연장 10회말 1사 3루서 루이스 히메네스의 땅볼 때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채은성을 두산 포수 양의지가 다리로 막았다는 이유로, 홈 충돌 방지 규정에 따라 세이프 선언이 됐다. 끝내기 실책으로 기록됐고, LG가 8-7로 이겼다.


● 팽팽한 투수전→화끈한 타격전

두산은 이날 선발로 마이클 보우덴을, LG는 헨리 소사를 내세웠다. 두 투수는 3회까지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소사는 최고 구속 157km에 달하는 빠른 공으로 두산 타자들을 압박했고, 보우덴은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로 LG 타선을 요리했다. 투수전으로 흐르던 경기는 중반이 되자 타격전에 돌입했다. 양 팀은 엎치락뒤치락하며 7-7,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혈투의 끝은 홈 충돌 방지 규정으로 인해 승패가 나뉘었다. 히메네스는 연장 10회말 1사 3루서 3루수 앞 땅볼을 쳤다. 이때 두산 3루수 허경민이 홈으로 송구했으나, 홈에 들어오던 3루 주자 채은성을 포수 양의지가 다리로 막으면서 태그해 심판합의판정 끝에 세이프 선언됐다. 나광남 심판위원은 “포수는 공의 유무를 떠나 글러브로 태그를 해야 하지 몸으로 주자를 막으면 안 된다. 양의지가 다리로 주자를 막은 뒤에 태그를 했기 때문에 채은성이 아웃이 됐다. 만약 몸으로 안 막았다면 세이프였기 때문에 세이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기록은 송구 실책으로 인한 끝내기였다.


팽팽한 긴장감과 신경전

두산과 LG는 서울 라이벌이다. 1996년부터 매년 어린이날더비를 치르면서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졌다. 선수들도 ‘두산에는(LG에는) 절대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날도 경기 전 양 팀 벤치에는 긴장감을 넘은 비장함이 흘렀다. 4회말 2사 3루서 보우덴의 보크가 선언되자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들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김 감독의 뒤를 한용덕 수석코치가 시간 간격을 두고 따라 나왔다. 그러자 LG 양상문 감독은 김 감독과 한 코치가 한 번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선발을 교체해야 한다(한 이닝에 코치가 2번 마운드에 오르면 투수교체)고 심판에게 어필했다. 두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그러나 상대를 얼마나 견제하고 있는지 한 장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양 팀의 신경전은 잠실 어린이날더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재미였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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