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제공|휘닉스 스프링스 골프장
투어 활동보다 방송·스크린골프 등 몰두
인지도 쌓아 기업 행사에 후원 계약까지
인기 절정의 여자프로골퍼. 수백에서 수천 명의 팬을 거느린 스타들은 필드 안에서 ‘여왕’ 대접을 받아 웬만한 아이돌 스타들이 부럽지 않다.
이런 여자골퍼들의 인기는 필드 밖에서도 상한가다. 투어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방송과 스크린골프, SNS 등을 기반으로 이름을 알리는 이른바 ‘미디어프로’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방송·스크린골프·프로암 참가로 바쁜 일상
미디어프로라는 말이 생긴 건 2∼3년 전. 처음엔 낯설었던 단어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그만큼 미디어프로들의 인기도 높아졌다. 투어에서 활동하다가 미디어프로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A씨는 SNS 팔로어 숫자가 1만 명이 넘는다. A씨처럼 SNS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 미디어프로는 어림잡아 10여 명 정도다. 이들은 유명스타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SNS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수백 개 이상의 댓글과 ‘좋아요’가 클릭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투어프로와 미디어프로는 활동 무대가 다르다. 투어프로들은 골프대회의 상금과 후원사로부터 받는 계약금 및 연봉,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반면 미디어프로들은 스크린골프대회 출전 및 방송 활동 그리고 기업에서 주최하는 골프행사가 기본이다.
은퇴 후 5년 넘게 미디어프로로 활동 중인 B씨는 방송과 SNS에서 꽤 유명한 스타다. 그의 일정표는 몇 개월치 행사와 방송 녹화 등으로 가득하다. B씨는 “골프전문방송을 비롯해 지역의 케이블 채널 등에서 제작하는 골프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많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방송 촬영을 하고 있다”면서 “프로암 및 기업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많을 때는 일주일에 2∼3번, 적을 때는 한달에 3∼4번 정도다”라고 말했다.
수입도 적지 않다. B씨는 “방송 출연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인지도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면서 “기업에서 진행하는 규모가 큰 행사에 참석해 아마추어 골퍼들과 라운드하면 80∼100만원, 소규모로 진행되는 프로암에 나가면 15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투어프로처럼 후원사에서 받는 계약금도 알찬 수입원 중 하나다. 주로 방송과 SNS 등에서 활동하다보니 오히려 현역 시절보다 더 많은 후원 제의를 받고 있다. 20대 후반의 여자프로골퍼 C씨는 “솔직히 현역 시절엔 성적이 좋지 않아 후원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미디어프로로 활동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제안을 받고 있다. 신기할 정도다”고 귀띔했다. 물론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역 선수들에 비하면 계약금이 현저히 낮지만, 그래도 연간 수천만 원 수준은 된다는 것이 C씨의 설명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미디어프로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업체들도 많다. 고객 유치에 적극적인 증권사 등에서 여자프로골퍼들과 계약을 맺고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있다. 그럴 경우 선수 1명 당 연간 6000만∼8000만원 정도에 계약한다. D씨의 경우 2010년 필드를 떠난 뒤 6년째 E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용품업체들은 미디어프로의 활동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H사에서는 남녀 미디어프로 5∼6명에게 클럽 등을 후원해주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적지 않은 매출 효과를 보고 있다.
스크린골프대회 출전은 인지도 상승과 상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무대다.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들이 출전하는 스크린골프대회는 골프방송을 통해 중계된다. 방송에 자주 등장하다보니 그만큼 인지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인기도 상승한다. 성적에 따라 꽤 많은 상금도 받는다. 많게는 연간 수천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선수들도 있다. 최예지는 2014년 스크린골프대회 출전으로만 7000만원이 넘는 상금을 벌었다. 그해 KLPGA 정규투어 상금랭킹 61위에 해당한다. 2부(드림) 투어 상금랭킹 1위 정재은(5973만원)보다 약 1000만원 이상 더 많은 상금을 벌었다.
잘 나가는 미디어프로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투어에 대한 미련이다. F씨는 “어려서부터 땀을 흘리며 경쟁을 펼쳐온 건 투어에서 선수들과 경쟁해 우승하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투어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면서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투어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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