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롯데와 NC가 만난 24일 마산구장. 경기 1시간여를 앞둔 전광판엔 낯선 그림이 눈길을 끌었다. NC 중심타자 나성범(27)이 1번타자에 들어간 것이다. 나성범으로선 프로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리드오프 임무를 맡는 순간이다.
다음날 롯데전을 앞두고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의 1번 기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나)성범이가 최근에 좋지 않다. 그래서 편하게 쳐보라는 의미로 1번 지명타자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선두 자리에서 가급적 많은 볼을 보라는 뜻이었다. 9월 20경기에서 타율 0.238로 부진한 중심타자를 배려하는 측면도 함께 담겨 있었다.
사령탑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것일까. 나성범은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볼넷과 좌전안타를 차례로 기록했고, 5회 득점까지 성공한 그의 이날 성적은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이다. 프로 첫 1번 출전 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하루 뒤 만난 나성범은 “타순이 너무 빨리 돌아와 경기 내내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감독에게 직접 언질을 받지 못한 터라 놀라기도 했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대학 시절 몇 차례 있던 1번 경험도 도움이 됐다.
최근 부진에 대해서도 심경을 전했다. 나성범은 “막판 몸이 힘들긴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며 “기회가 적은 선수들도 많은데 계속해서 출전할 수 있는 점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페이스를 되찾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요새 밸런스가 무너져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 다시 타격감을 찾기 위해 더 땀을 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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