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자타공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가 20승 고지를 넘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새긴다. 역대 선발 20승 이상을 올린 투수들 가운데 최고 승률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니퍼트는 28일까지 선발 26경기에 나와 21승3패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KBO리그 다승왕을 여유 있게 확정지은 것은 물론 승률마저 0.875로 독보적인 1위다. 여기에 유일한 2점대 방어율(2.99)로 투수 부문 3관왕을 예약한 니퍼트는 역대 선발 20승을 넘긴 6명의 전설들을 제치고 최고 승률로 자리매김한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역사상 선발 20승 이상을 올린 투수는 총 6명이 있었다. 1983년 삼미 장명부(28승16패)를 시작으로 1985년 삼성 김시진(21승5패)과 김일융(20승6패)이 동시에 20승을 넘겼고, 1987년 김시진(21승6패)이 다시 한번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1995년 LG 이상훈(20승5패)에 이어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22승5패)와 2014년 넥센 앤디 밴 헤켄(20승6패)이 선발 20승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앞선 6명의 투수들 중 니퍼트보다 높은 승률을 올린 투수는 없었다. 1985년 김시진이 기록한 0.833의 승률이 가장 높은 수치. 2007년 외국인투수 최초로 정규리그 MVP를 따낸 리오스도 승률은 0.815로 니퍼트에는 조금 모자랐다.
물론 승률이란 성적은 운이 다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44경기 체제라는 장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첫 선발 20승을 달성한 니퍼트가 역대 승률 1위를 차지한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만큼 팀 성적을 든든하게 책임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 시즌 니퍼트의 순도 높은 활약 덕에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정규시즌 우승을 품에 안았다.
니퍼트의 놀라운 승률은 그의 올 시즌 등판일지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4월1일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6연승을 거둔 뒤 1승2패로 주춤했지만, 다시 6연승과 8연승을 연거푸 달리며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8할대 승률은 쉼 없이 승수를 쌓은 덕에 가능한 기록이기도 했다.
아직 니퍼트의 2016시즌이 끝난 건 아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10월8일 잠실 LG전에 니퍼트의 2이닝짜리 선발등판을 예고했다. 그러나 만약 니퍼트가 이날 패배를 당해도 승률 1위를 지키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승률 0.840(21승4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투수 3관왕과 함께 생애 첫 정규시즌 MVP를 노리는 니퍼트. 한국 데뷔 6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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